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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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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부실채권 정리, 인원 및 지점 감축 등 하드웨어 구조조정을 일단락지은 은행들이 소프트웨어 개혁에 한창이다.
첫 번째 과제는 지점마다 중복된 업무를 본점으로 집중시키고 지점은 대(對)고객 업무에만 열중하는 것. 잉여 인력은 모두 기업 및 개인 영업으로 돌려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은행, 씨티은행 모델 도입〓입행 4년차인 A씨는 대학 졸업 후 처음 지점 발령을 받았을 때 아주 당황했다.
그가 맡은 일은 본점에서 동전바꿔오기, 거점점포에 어음과 수표 갖다주고 찾아오기, 본점에 가서 통장과 지로용지 받아오기, 영업시간이 끝나면 대출금과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연체한 고객에게 독촉장과 우편물 보내기 등등….
2년 후 지점을 옮겼더니 ‘새로 왔으니 말단 업무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다시 비슷한 일이 주어졌다. 그런데 작년 3월 은행에서 ‘신(新)영업점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이러한 잡무에서 해방되고 개인영업(PB·Per-sonal Banking)에만 주력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이처럼 A씨가 각 지점에서 해오던 저(低)부가가치 업무를 모두 분리해 본점으로 몰아 지점의 움직임을 가볍게 해줬다.
서울은행 신혜란 업무지원팀장은 “남는 인력을 영업으로 전환해 지점의 영업비중을 작년 3월 27%에서 올해 말에는 40%까지, 장기적으로는 50%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선 업무집중화, 전 은행으로 확산〓국민은행은 전국 1018곳에 이르는 모든 지점의 후선 업무를 영업지원센터로 집중시켰다.
고객과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하지 않은 대출심사 연체관리 부실채권관리 어음교환 문서수발 등은 지원센터직원(2250명)이 전담한다. 지점은 영업활동에만 전념하게 된다.
국민은행 박준석 영업기획팀장은 “지점이 관리업무를 분산해 처리할 때보다 비용은 15∼20% 줄어들고 영업력은 30∼40%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영업직원이 아파트담보대출을 한 건 따오면 대출관련 서류를 스캐닝해 센터로 보낸다. 그러면 대출에 필요한 임대차조사와 저당권설정, 고객계좌 입금, 서류보관 등은 모두 센터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영업직원의 업무량이 3분의 1로 줄어든다.
제일은행도 올 4월부터 390개 지점을 기업금융 및 소매금융지점으로 분리하고 기존 영업점의 후선업무는 고객서비스센터로 이관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현재 AT커니사의 경영컨설팅을 받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 서울은행의 후선업무 집중화로 인한 인력감축 효과 | ||
| 본점 이관 업무 | 지점 인원 감축(명) | 본부 인원 증가(명) |
| 서울 성남지역 어음교환업무와 수입인지 | 14.67 | 없음 |
| 신용카드 사후관리 | 106.6 | 16 |
| 지방추심어음 및 국민주관리 | 52 | 3 |
| 경인지역의 중요증서 및 외화 여행자수표(TC) 전달 | 29.43 | 없음 |
| 자기앞수표 본부 대행 | 3.25 | 3 |
| 고객전화 콜센터로 집중 | 94.36 | 30 |
| 가계대출 사후관리 일부 | 58.2 | 10 |
| 합 계 | 358.51 | 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