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기업 리더들<33>]식음료-주류업체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22분


《식음료 및 주류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회사여서 기업 규모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더 강하다. 또 대표적 소매업종이란 특성상 불황을 잘 타지 않아 ‘경기방어’ 역할도 해왔다. 이 분야의 기업들은 대부분 ‘한 우물’을 파온 알짜회사. 경영스타일은 대부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식으로 안정과 내실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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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입맛을 바꾼 식품업계 경영인들〓신(辛)라면과 새우깡으로 유명한 농심그룹은 라면과 스낵시장의 절대 강자. 주력사인 ㈜농심 외에 라면봉지 생산업체인 율촌화학과 할인점 메가마트를 운영하는 농심가 등이 계열사다.

신춘호(辛春浩) 그룹회장은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 회장의 동생. 형과 함께 일하다 65년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을 세웠다. 신춘호 회장의 장남 신동원(辛東原)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辛東崙) 율촌화학 사장은 쌍둥이 형제. 3남 신동익(辛東益)씨는 농심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

농심그룹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인 농심 이상윤(李相潤) 사장은 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친 ‘영업통’. 공사(公私) 구분이 확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농심가 권국주(權國周)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사장을 지냈으며 99년 11월 영입됐다. 신세계에 있을 때 할인점 이마트 1호점을 낸 주역으로 꼽힌다.

카레와 마요네즈, 케첩 등을 만드는 오뚜기는 69년 창립 이래 식품 외길을 걸어왔다. 주력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80% 이상.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도 연간 매출증가율이 20%를 넘어 눈길을 끌었다.

창업주 함태호(咸泰浩) 회장은 ‘애국심 경영’을 강조한다. 함 회장의 외아들인 함영준(咸泳俊) 사장은 회사 내에서 경영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부라보콘’ ‘맛동산’ 등의 해태제과는 97년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추운 겨울’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외국계 투자컨소시엄에 팔리면서 다시 도약하고 있다.

차석용(車錫勇) 사장은 다국적 생활용품기업 P&G의 한국 총괄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영입됐다. 그는 ‘직원 기 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다양한 복지정책을 도입했다.

‘맥심’ 등을 생산하는 동서식품 김용언(金容彦) 사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96년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마케팅분야에서 이사 상무 전무를 거친 이 분야의 전문가.

▽건강을 선물한 유가공업체 경영인들〓69년 설립된 한국야쿠르트는 일본야쿠르트가 지분 30%를 갖고 있으나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창업자인 윤덕병(尹德炳) 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전문경영인을 중시했다. 김순무(金順牡) 사장은 71년 야쿠르트 공채 1기로 입사해 2000년 최고경영자가 됐다. 공장장 등 현장을 두루 거쳤고 ‘뚝심’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닮은 점이 많고 라이벌의식도 강한 ‘맞수’ 기업. 제품구성과 매출액이 비슷하다. 창업주가 모두 이북 출신이고 현재 2세가 경영하며 ‘알뜰 경영’스타일도 똑같다.

남양유업 홍원식(洪源植) 사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창업주 홍두영(洪斗榮) 회장의 장남.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빚이 하나도 없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해 화제가 됐다.

매일유업 김정완(金庭完) 사장은 사장 취임 3년 만인 2000년 코스닥시장에 회사를 등록시켰다. 김 사장은 창업주인 김복용(金福鏞) 회장의 장남으로 외유내강형으로 꼽힌다.

아이스크림 ‘투게더’의 빙그레는 90년대 내실경영에 주력, 93년 1000%대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128%로 낮아질 만큼 건실하게 변했다. 98년 한화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대주주인 김호연(金昊淵)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 회장의 동생으로 경영에는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

정수용(鄭秀溶) 빙그레 사장은 기자출신이지만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2000년 취임 직후 비(非)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했고 매출도 계속 목표를 웃돌고 있다.

▽현장 누비는 주류업계 경영인들〓제조업체가 유통을 하지 못하는 주류업계는 거친 현장에서 경영노하우를 익힌 경영인이 많다.

진로 김선중(金宣中) 회장은 부도 직후인 1997년 11월 회장직에 오른 뒤 매주 사흘간 전국 영업소 등을 돌며 재기를 다졌다. 도매상들이 “회장님이 맞느냐”고 의심했을 정도. 98년 10월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인 ‘참이슬’소주를 내놓아 시장점유율을 52.9%까지 끌어올려 회사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김 회장은 산업은행 출신으로 증권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냈고 2권의 시집을 냈다.

홍훈기(洪薰基) 사장은 계열사를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으로 계열사 매각, 부동산 매각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하이트맥주 박문덕(朴文德) 회장은 창업주의 차남으로 76년 하이트맥주(옛 조선맥주)에 입사해 15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91년 하이트맥주 사장에 올랐다. 취임 일성으로 “빅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뒤 결국 ‘하이트 신화’를 일궈냈다.

93년 5월 하이트를 시판, 96년 맥주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OB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린 뒤 줄곧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75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영업사원부터 시작한 윤종웅(尹鍾雄) 사장은 이 회사의 첫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로 재무통이다.

지방 소주업체 가운데 선두주자인 금복주 김동구(金東求) 사장은 설립자인 김홍식(金泓殖) 회장의 맏아들. 87년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23도짜리 ‘참소주’를 개발해 한때 소주업계 2위(시장점유율 1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 식음료·주류업계를 이끄는 주요 경영인
회사직위이름나이학력출신지
농심사장이상윤60대구상고, 서울대 상학경북 경산
농심가사장권국주58마산고, 연세대 경제학경남 창녕
한국야쿠르트사장김순무59대전고, 서울대 수의학경기 개성
오뚜기사장함영준43서울 오산고, 한양대 경영학서울
해태제과사장차석용49경기고, 뉴욕주립대 회계학서울
남양유업사장홍원식52경복고, 연세대 경영학서울
매일유업사장김정완45보성고, 경희대 경영학서울
동서식품사장김용언60서울대 사대부고, 서울대 상학서울
빙그레사장정수용52경기고, 서울대 경제학충북 충주
하이트맥주회장박문덕52배재고, 고려대 경영학부산
하이트맥주사장윤종웅52충남고, 국민대 경제학충남 공주
진로회장김선중68항동고, 서울대 경제학충북 영동
진로사장홍훈기51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서울
금복주사장김동구51경북대 사대부고, 중앙대 사범대대구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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