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목돈 이렇게 투자하라…투자전략가 5명의 조언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5시 20분



보너스도 나오고 회사 사정에 따라 두둑한 성과급도 챙길 수 있는 연말이다.

오랜만에 생긴 목돈을 불려보고는 싶은데 은행 예금금리는 너무 낮다. 또 주위에서 주식시장이 자꾸 좋아진다고 하니 주식투자에 한번쯤 나서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증권사에서 투자 전략을 고민하는 증권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연말을 맞아 당신에게 1000만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를 5명의 투자전략가들에게 물어봤다.

▽2,3종목으로 1년을 버틴다(현대증권 오성진 차장)=매년 12월에는 1월 랠리 를 겨냥한 ‘한달 투자’ 에 나섰다. 12월말에 사고 주가가 오르는 1월말에 주식을 파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내년 주식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에 2,3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해 1년 내내 들고 있겠다.

한 종목만을 고르라면 창민테크. 그러나 역시 코스닥 등록기업은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삼성증권 LG전자 중 한 종목을 골라 창민테크와 함께 투자하겠다. 3종목 다 살 수도 있다.

내년 경기 회복은 디지털 업종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경기 회복으로 개인들의 소비 수준이 늘어나면 가장 활황을 맞을 곳이 휴대전화나 디지털 가전제품 등이다. LG전자는 이런 면에서 유망하다. 또 증시가 불붙기 시작하면 증권주가 당연히 오를 것이다. 증권주의 대표인 삼성증권도 1년 정도 들고 있기 좋은 종목이다.

주식을 사는 시기는 26일. 12월 증시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 주식 매수 시기를 늦춰야 하나 배당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연내에는 사야 한다. 단 삼성증권은 3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배당과 상관이 없어 매수 시기를 좀 늦출 수도 있다.

▽현금과 주식의 5대5 전략(동양증권 박재훈 차장)=단기적으로는 시장이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이번주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은 피하고 싶다. 성탄절 전후가 주식 매입 적기라고 본다.

배당이 많은 종목에 500만원 정도, 미디어 관련 종목에 500만원 정도를 배분하겠다. 배당 종목들은 배당을 타고나서 1월 배당락이 되면 정리할 생각이다. 그 돈은 현금으로 갖고 있겠다. 미디어 관련 종목들은 내년 1·4분기까지는 갖고 있어도 될 것 같다.

내년 경기가 좋아진다면 그 주력은 제조업이 아니라 미디어 등 서비스 업종이 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나 텔레콤 관련 기업들이 특히 유망하다. 실적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리젠트증권 김경신 상무)=어느 한 방향으로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배당 유망주, 고가 블루칩, 저가 지방은행주, 거래소 이전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종목 등 4종류로 포트폴리오를 짜겠다.

LG상사 코오롱우선주 SK가스 한일건설 등 8∼9%의 배당이 예상되는 종목에 30% 정도,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저가 은행주에 30% 정도 투자할 생각. 저가 은행주는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가 액면가 이상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또 교보증권이나 기업은행 등 거래소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종목과 국민은행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우량주에 나머지를 투자하겠다. 고가 우량주는 외국인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어 유통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내년 언젠가 한번쯤 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투자기간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장단기 투자를 적절히 섞는 게 좋다. 배당 관련 종목은 1월에 일단 정리한다. 대신 그 돈으로 고가 우량주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를 다시 매입해 ‘물타기 전략’ 을 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지금이 장기투자의 적기(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경기관련주(건설 화학 철강 등)와 고가 블루칩를 5:5로 나눠 1년 동안 투자하겠다. 내년 경기 회복의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

목돈이 생긴다면 지금이 장기투자의 적기라고 보인다. 건설 화학 철강 등 경기관련주들은 경기가 좋아지기만 하면 주가 상승폭이 아주 커지는 종목들이다. 고가 블루칩 중에서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좋다. 이 회사들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기업 전망이 좋은 회사들이다.

배당관련주는 피할 생각. 배당 테마를 타고 지금 주가가 너무 올라 있다. 배당은 먹을 수 있겠지만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날 가능성이 높다.

▽우선주를 노린다(신영증권 장득수 부장)=단기적으로는 우선주에 관심을 둘 때다. 우선주는 보통 주식보다 가격은 싸지만 배당은 많이 받는 장점이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연말 배당을 탈 때 단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현대차우선주가 가장 좋아 보인다. 현대차 주가가 2만6000원 선인데 우선주는 1만원대 초반으로 싸다. 대신 배당은 더 많이 받을 것이다.

배당투자와 별도로 1년 넘게 내다보는 장기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다. 장기투자란 하루하루 시황을 보고 하는 투자가 아니라 돈이 생기면 항상 하는 것이다.

종목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신세계 휴맥스 두 종목 정도로 압축한다. 매일 시황에 신경 안쓰고 느긋한 마음으로 1년 정도 갖고 있으면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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