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이 국회에서 확정될 경우 추곡수매가 동결은 94, 95, 97년에 이어 네 번째이며 현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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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태(金東泰) 농림부 장관은 이날 “추곡수매가를 4∼5% 낮춰야 한다는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안을 검토했으나 내년 예산이 이미 짜여져 농민의 소득 감소를 메워줄 방안이 없기에 농가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내년 추곡수매가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도 추곡수매가는 1등급 기준 벼 40㎏ 한 포대에 6만440원, 쌀 80㎏ 기준 16만7720원이다.
또 겉보리는 조곡(粗穀) 1등품 40㎏ 한 포대에 3만1490원, 쌀보리는 3만5690원으로 결정됐다.
내년도 수매량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에 따른 보조금 감축에 따라 올해 575만3000섬(82만8000t)보다 4.7%(27만2000섬) 줄어든 548만1000섬(78만9000t)이며 겉보리와 쌀보리는 농협과 농민이 계약 재배한 전량이 수매된다.
정부의 수매가 동결안이 발표되자 양곡유통위 위원 등 농업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농민단체들은 반대로 추곡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를 비난했다.
양곡유통위원인 서강대 사공용(司空鎔·경제학과) 교수는 “쌀 정책 전면전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식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정치논리에 떠밀려 쌀 시장 개방의 충격에 대비할 책임을 회피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추곡수매가 인상을 재차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이호중(李浩重) 정책부장은 “정부와 국회에 추곡수매가 6.6% 인상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대통령 직속으로 정부와 여야 정치권, 농어업인, 소비자, 학계 대표 등 30명으로 구성되는 ‘신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농어민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