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세계 산업계 '감산 도미노'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45분


세계 산업계에 감산(減産)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對)테러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외 산업계는 미국 여객기 추락 사태를 맞아 경기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여 감산 사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3일 국내외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제조업체들로부터 시작된 감산 움직임이 자동차,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화섬 등 국내 업종에도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이번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특별 각료회의에서 석유 감산을 위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감산폭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3개국은 최근 2년 내 최저가로 떨어진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 단행에 사실상 합의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공장가동률을 30% 정도 줄이고 설비 보수에 들어가는 등 감산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은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L-LDPE)을 생산하는 2개 라인 중 1개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할 예정. 삼성종합화학과 SK㈜도 공장가동률을 20∼30% 낮출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근과 H빔 등 건축용 자재를 생산하는 전기로 업체들이 재고 감축을 위해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달 초 철근 생산라인의 보수를 위해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으며 INI스틸 등도 재고를 줄이기 위해 부분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신일본제철 등 일본의 대형 철강업체들도 조강(粗鋼)생산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세계 자동차업체들도 소비심리 위축 탓으로 잇달아 조업단축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업계와 유럽의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10월 중순 이후 부분적인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은 올 4·4분기 자동차 생산량을 최대 70만대가량 줄일 계획이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도 8일부터 조업 단축을 통한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화섬 업계는 설비 해외 이전과 노후 설비 폐기를 통해 최고 30%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 고합이 구조조정을 위해 최근 연산 24만t 규모의 울산 화섬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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