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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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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잘했지만 투자회사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손실을 낸 LG전자는 울상을 지은 반면 반도체 불황에 허덕이면서도 투자회사 호황 덕을 톡톡히 본 삼성전자는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장사는 잘한 LG전자〓두 회사의 3·4분기 경영실적을 뜯어보면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16배 정도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7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0.25%. 삼성전자는 1만원어치를 팔아 25원 이익을 남긴 셈. 반면 LG전자는 매출이 삼성전자의 절반인 3조856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10배 가량 된다. LG전자가 벌어들인 영업이익률은 3.99%. 1만원어치 팔아 399원 이익을 올린 것이다. 이익률이 삼성전자의 16배나 된다.
▽투자로 덕 본 삼성전자〓LG전자가 삼성보다 영업을 잘했는데도 순이익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4250억원의 흑자를, LG전자는 4175억원의 적자를 낸 것.
명암이 교차된 것은 자회사들의 실적이 엇갈렸기 때문. 삼성전자는 삼성캐피탈에서 424억원, 삼성카드에서 283억원, 삼성코닝 264억원, 삼성SDI에서 249억원의 이익을 회계장부상에서 물려받았다. 실제로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 회계처리상 이렇게 해야 한다. 지분법으로 플러스가 된 돈(이익)이 영업이익의 17배인 3088억원이나 된 것이다.
반면 LG전자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LG필립스LCD 등에서 1848억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
여기다 주가가 폭락한 데이콤주식 19%를 팔아 3750억원의 손실을 추가로 냈다.
계열사 실적에 따라 이처럼 모회사의 경영상태가 출렁이도록 된 것은 정부가 기업회계기준을 강화하면서 자회사 손익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했기 때문. 경영의사결정이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으로 나눈다면 두 회사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 삼성전자-LG전자3-4분기 실적비교 | ||
| 구분 | 삼성전자 | LG전자 |
| 매출액 | 7조2000억원 | 3조8560억원 |
| 영업이익 | 182억원 | 1540억원 |
| 경상이익 | 3110억원 | -5716억원 |
| 순이익 | 4250억원 | -4175억원 |
| 지분법 평가손익 | 3088억원 삼성캐피탈(424억원) 삼성카드(283억원) 삼성코닝(264억원) 삼성SDI(249억원) 등 | -1848억원 LG필립스디스플레이(-1000억원) LG필립스LCD(-400억원)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