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29일 18시 5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임대주택을 가장 많이 짓는 민간업체라는 점이다. 외환위기로 모든 업체들이 사업물량을 줄이며 긴축경영에 들어갔을 때도 부영은 매년 1만가구 이상 임대주택을 지어 왔다. 98, 99년에는 현대 삼성 대우 LG 등 대형 건설업체들을 제치고 주택건설 실적 1위에 올랐을 정도.
또 다른 하나는 최고경영자(CEO)인 이중근 회장(60·사진)의 배움과 교육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다. 이 회장은 91년 순천 부영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5개 학교를 지어서 무료 기증했다. 또 전국 30여개 초중고대학교에 기숙사나 생활관, 체육관 등의 교육시설을 무료로 지어줬다. 99년에는 건국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사회사업에 대해 “나라에 낼 세금으로 학교나 학교시설물을 지어주는 것으로 아파트 사업지 인근 학교에 기숙사를 건설해주면 회사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며 “ 마케팅 활동의 일부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그러나 아파트 2000가구 이상을 지으려면 학교를 한 개 이상 지어야 하는 의무 조항을 피하려고 같은 사업 부지도 두 세 개로 쪼개서 분양하는 업계의 관행에 비춰볼 때 이 회장이 특별한 존재인 것은 사실이다.
교육에 대한 이 회장의 애정과 관심은 그의 인생역정에서 유래한다.
그는 고학생이었다. 1950년대 후반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빈 손으로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60년 건국대 정외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3학년 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미등록하면서 제적당했다.
그렇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 20년을 훌쩍 넘긴 1997년 1월, 55세의 나이로 독학사 시험을 거쳐 학사학위를 받았다. 같은해 5월에는 건국대 명예졸업장도 받았다. 이어 2000년 2월 고려대에서 도시 및 지방행정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고려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건설특화대학과 관광대학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