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항공운항 중단…하루 2500만달러 수출차질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44분


미국 테러사태로 반도체 컴퓨터 의류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대미(對美)수출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연말을 앞둔 시점에 소비의 중심지에서 참사가 발생해 올해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특수(特需)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업종은 항공기로 운송되는 반도체 등 전자부품. 산업자원부는 미국의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반도체 600만달러, 휴대전화 900만달러, 컴퓨터 부품 600만달러 등 하루 2500만달러의 수출 차질액이 발생한다고 12일 추정했다.

컴퓨터 수출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해외마케팅 담당자는 “이번달 선적물량인 PC 2만5000대가 테러로 선적이 중단된 상태”라며 “미국 현지 창고에 10일 정도의 재고 물량이 남아 있긴 하지만 선적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PC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의 국경 봉쇄로 멕시코 현지 PC 생산공장의 대미 수출에도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의류도 이번 테러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업종이다. 의류의 경우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아 수출이 연말에 몰려 있다. 올 연말에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문기영 기획과장은 “올 7월까지 대미수출이 지난해보다 8.9%나 감소했는데 올해는 크리스마스경기가 사라져 작년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완구류 등 선물용품 업계는 이미 주문을 받아 대부분 선적까지 마친 상태. 하지만 이들 제품이 미국내 소매점들에 그대로 재고로 쌓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즉각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출기획팀 유병완 차장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석유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 수요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형차보다는 중소형차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