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증권-보험사 외환거래 허용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53분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증권 보험사 등도 국내 외환시장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외환거래상품도 단계적으로 늘리는 등 외환시장 중장기 발전 10개년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5대그룹 계열기업이라도 외국기업과 합작하면 정부가 대주주인 대한생명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대상기업에 대한 평가작업을 9월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열린 올해 제1차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 제안한 ‘외환시장 중장기발전 비전 추진계획’이란 보고서에서 “2011년 한국을 도쿄 홍콩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금융중심국가로 키우기 위해 내년부터 2005년까지 1단계 조치로 국내 외환시장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23개 은행, 11개 종금사, 44개 외국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외환시장에 이르면 내년부터 투자은행 증권 보험사의 참여를 허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외환시장에서의 거래상품을 다양화하고 외환브로커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2단계(2006∼2008년)로는 엔-달러 거래 등 이종(異種)통화시장과 사이버 외환거래를 활성화하고 마지막 3단계(2009∼2011년)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 국가 수준의 외환제도를 갖춰 세계적 금융기관의 지역본부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재경부는 또 금융발전심의회에 별도로 제출한 ‘금융구조개혁의 성과와 향후 정책과제’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경영권을 갖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5대그룹 계열사도 외국인과 합작해 대한생명 매입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시구조조정 시스템 도입으로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대상기업 1544개에 대한 평가작업을 9월말까지 마무리해 회생가능 기업과 정리대상 기업을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만기도래 회사채 문제와 관련, “올해 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끝남에 따라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34조원의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수익 고위험 채권시장을 서둘러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신탁업법 증권투자신탁업법 증권투자회사법 등으로 나뉘어 있는 금융관련 법규를 기능별 감독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대기업의 은행 경영문제를 놓고 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동일인 은행주식 보유한도 4%를 확대한다는 데는 위원들이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으나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는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경영권 없이 주식만 보유하라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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