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도산 가능성 약간 늘어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41분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고 주가는 떨어져 기업의 도산 가능성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보와 LG경제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금융시장 조기경보지수에 따르면 2월 중 외환위기 경보지수는 ―0.05로 1월 0.07보다 약간(0.12) 낮아졌다. 이는 외환보유고가 추가로 늘어나지 않았지만 무역수지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외환위기 경보지수가 2월중에도 계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환율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원화의 고평가 현상이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는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측은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현 경제상황에서 엔화환율에 따라 원화환율이 오르는 것은 수출여건 악화를 막는 데 바람직하다”며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환율상승만으로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고 외국인투자자금도 크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자금사정 지수도 2월에 2.24로 1월 2.95보다 큰 폭(0.71)으로 줄어들었다. 기업의 자금공급원인 은행신탁과 투신권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났고 기업의 자금수요는 감소한 덕분이었다. 자금수요는 2월 들어 출하량이 늘어나고 재고증가세도 둔화되면서 줄었다.

LG경제연구원은 “2월 중 자금사정지수 하락은 올 들어 진행중인 기업의 자금사정 개선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다만 우량채권과 비우량채권 수익률 격차가 계속 확대돼 신용경색현상이 완전히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도산예상 확률지수는 1월 ―0.11에서 2월에는 0.13으로 올랐고 3월20일 현재는 0.20으로 추가 상승했다.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의 부채가 1월 308조원에서 2월에 314조원으로 6조원 증가하고 주가는 떨어진 점이 작용했다.

한편 은행의 부실지수는 2월 중 ―0.90으로 하락했으나 3월20일 현재 ―0.71로 소폭 상승했다. 은행 주가의 변동성이 이달 들어 커지면서 위험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도산예상확률지수도 상승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