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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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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 지표가 급격히 호전됐다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조만간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지만 생산 투자 소비 등 전반적인 추이를 감안할 때 실물경기의 회복으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6일 전경련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 BSI(전월 기준 100)가 102.4를 나타내 작년 9월(105) 이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뜻.
올 1월에 62.7까지 떨어졌던 BSI는 2월 83으로 오른 뒤 한달만에 다시 100을 넘어서 기업인들의 심리만큼은 봄 날씨처럼 풀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한상의가 5일 전국의 제조업체 199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4분기(4∼6월) BSI가 전분기(63)보다 크게 올라 기준치인 100을 나타냈다.
체감경기 지표가 급상승한 것은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자금사정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인데다 화학 시멘트 운송업종 등이 계절적 비수기에서 벗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 전경련 유재준 경제조사팀장은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내수위축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경제의 움직임도 불안하기 때문에 실물경기의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전업계의 1, 2월 내수시장 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줄었고 재래시장에서는 장사가 안돼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입주 상인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음료업(140)과 가죽 신발(130) 등 경공업의 호조세가 두드러졌지만 전기 및 전자(82.5) 자동차(80.6) 정유(80.0) 등은 부진해 업종별로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