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3개월째 내리막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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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실물 경제지표가 9월 이후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은 29일 발표한 ‘11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산업활동의 3대지표인 생산, 출하, 제조업 가동률 등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3대 지표 3개월째 ‘내리막길’〓박화수(朴華洙)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소비가 뚜렷이 줄고 수출이 나빠지면서 산업활동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생산은 지난해 11월보다는 6.4% 늘었지만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10월에 비해서는 1.0% 줄어들었다. 생산증가율이 지난해 3월부터 두자릿수 증가행진을 거듭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나타난 수치는 앞으로 경제상황을 그만큼 불안정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제조업가동률은 자동차 생산이 20%나 줄어든 데다 컴퓨터 수출이 10월의 절반에 그쳐 75.8%에 머물렀다. 제조업 가동률은 99년 5월 75.2%를 나타낸 이후 가장 낮았다. 컴퓨터 수출이 뚝 떨어지고 자동차 내수판매가 잘 안되면서 제조업 출하도 성적표가 엉망이다. 출하증가율은 10월 9.2%에서 11월에는 3.7%로 크게 낮아졌다.

▽재고는 쌓이고 소비는 줄어〓내수와 수출 모두 실적이 나빠지면서 그나마 생산해놓은 제품도 공장에 쌓여 있다. 11월중 제품재고는 자동차 1차금속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나 늘었다.

가계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도소매판매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가 잘 안 팔리고 도매업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해 도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월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 박국장은 “자동차 판매액이 실질적으로 20%나 급감한데다 산업용중간재 출하도 부진해 도소매 판매가 이처럼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때도 도소매판매는 3∼4%선의 증가율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소비가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

▽설비투자도 ‘꽁꽁’ 얼어붙어〓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향후 경기상황을 가늠하는 잣대인 설비투자는 지난달 1.3%나 줄어들었다. 설비투자증가율은 9월 18.6%, 10월 20.5%에 비하면 하락폭이 너무 크다. 그나마 11월중 철도청에서 철도차량을 발주하고 한국통신이 전화기 주문을 낸 탓에 기계수주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건축허가면적도 23.1%나 줄어들었다.

▽경기선행지수 13개월째 하강〓통계청은 11월 산업활동을 집계하면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국면으로 접어든 조짐이라고 판단했다. 지표상으로 너무 빠른 속도로 경제상황이 나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고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수치는 99년 11월 이후 13개월째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산업활동 동향 추이▼(단위 : %, 전년동기 대비)

구분상반기3분기9월10월 11월
생산20.719.615.011.4 6.4
출하21.219.615.1 9.2 3.7
재고11.114.714.718.919.1
평균가동률79.580.478.176.575.8
생산능력 7.014.615.614.3 9.9
도소매판매13.4 7.6 6.1 5.0 3.2
설비투자추계44.828.918.620.5-1.3
국내기계수주12.817.1 9.5 0.518.3
건설기성액-4.1-3.1-6.1-0.7-3.3
국내건설수주40.2 8.5-18.4-16.8-7.5
* 주 : 재고는 기말기준. (자료 : 통계청)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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