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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4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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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가 자존심을 구겨가며 형을 만나려고 하는 것은 채권단과 정부의 강력한 요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그룹 유동성위기를 불러온 두 형제간의 불화를 끝내는 것이 현대건설의 신인도를 되살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 때문에 시장에서 현대그룹에 대한 불신이 생겨났고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가장 취약한 현대건설에 여파가 미치면서 현재의 위기가 온 것.
재계와 자금시장에서도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를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MH 계열사인 현대종합상사(자동차 수출대행) 현대오토넷(자동차 카오디오부품공급) 현대상선(자동차 수출선운항) 등과 깊은 거래관계를 맺어왔다. 갈등 탓에 이런 거래관계까지 끊어질 MH 계열사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
현대 내에서는 ‘MH가 서울 성북동 MK 자택을 찾아가 형을 만났지만 본론도 못꺼내고 집을 나왔다’는 설과 ‘아직 못만났다’는 설이 분분한 상태. 현대의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화해가 이루어졌다면 당장 자구안 발표가 가능하지만 현재 자구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이병기·박현진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