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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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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대우자동차문제 등이 뜻대로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심상찮다.국회에 보증동의를 요청해놓은 2차 공적자금 조성액도 당초 발표한 40조원으로는 모자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 경제팀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둔 13일 기자들과 만난 진장관의 표정은 상당히 초췌했다. 그는 이날 공적자금의 투입,관리,회수에 대한 획기적 제도개선책 을 만들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공적자금 투입의 전제조건으로 퇴직금 폐지 등을 들면서 다른 대책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2차 공적자금규모가 크게 늘 것이라는 설이 나돌면서 여론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
그는 국회에 보증동의를 요청한 2차 공적자금에는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문제 등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정부가 공적자금을 더 늘린다면 염치가 없다 고 솔직히 말했다. 2차 공적자금이 당초보다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건설 처리문제는 점차 압박수위가 낮아지는 인상을 주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자력회생 △출자전환 △법정관리라는 기존의 3단계 복안을 거듭 밝혔지만 종전보다는 상대적 무게중심 이 현대의 자구계획을 통한 회생쪽에 쏠린 듯했다.
진장관은 취임 당시에도 우리 경제가 심상찮다는 점은 느꼈지만 대우차 매각협상 무산 등 예기치 않은 변수까지 겹쳤다 면서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감안할 때 긴장을 위한 위기론은 필요하지만 너무 위기론을 증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덧붙였다.
진념 경제팀 이 지금까지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절충형 정책 을 선호한다는 점. 예금부분보장제나 2단계 외환자유화, 2차 기업지배구조 개선대책 등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진장관은 개혁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무엇을 위한 개혁이냐가 중요하다 고 주장한다.
아직까지 경제팀 팀워크에 큰 불협화음은 없었다. 그러나 판교 신도시건설문제를 둘러싼 경제부처간 조율미흡과 현대건설 처리문제를 둘러싼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의 혼선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경제팀이 지나치게 여론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도 있다.
한양대 경영학부 장순영(張舜榮)교수는 진념 경제팀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70점,학점으로는 B학점 정도 라고 평가했다. 장교수는 현 경제팀은 정부주도 개혁도 아니고 아예 시장에 맡기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개혁 을 하고 임시방편의 정책에 의존한다 고 꼬집고 다만 시장원리를 따라가려 한 흔적이 보이고 대우차 처리에서 단호함을 보여준 것 등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고 말했다.
<권순활 최영해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