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중국 진출한다…정 회장-주 총리 합의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26분


현대와 기아 자동차는 중국의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중국에 대형 상용차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정몽구(鄭夢九) 현대 기아차 회장이 21일과 이날 제주도에서 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를 잇달아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 상당 수준의 의견접근을 봤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틀간의 면담에서 프라이드를 생산중인 중국 합작공장에 리오 등 새로운 모델을 투입하는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현대차의 대중국 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회장은 특히 중국정부가 추진중인 서부 대개발 사업에 현대가 적극 참여, 앞으로 10년간 중국 서부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에 나서고 이 지역에 대형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합작공장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는 정회장의 이같은 제의에 대해 주룽지 총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회장은 특히 전날 숙소인 신라호텔 면담에 이어 이날은 주룽지총리를 유람선으로 초청, 비디오를 통해 현대 기아차의 활동상황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중국진출 계획을 밝혔다. 주룽지총리는 비디오를 본 뒤 현대 기아차의 생산능력과 수출량 등에 대해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선상면담에는 라오안(勞安) 총리 부인과 중국 외교부장, 국가발전위원회 주임,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주임 등을 포함한 중국측 일행 100여명과 이충구 현대차 사장, 김수중 기아차 사장 등 현대 기아차 경영진이 함께 했다.

한편 주룽지총리 일행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국내 경제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2시간에 걸친 환영 오찬을 가졌다. 한―중우호협회(회장 박성용·朴晟容금호명예회장)가 마련한 이 자리에는 손길승(孫吉丞)SK회장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중우호협회는 양국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제의했다. 주룽지 총리 역시 답사를 통해 "양국 민간단체의 교류와 협력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정영태·하임숙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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