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협상은 제주도에서"…이국정취에 대화 솔솔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31분


‘중국과 협상하려면 제주도에서 하라.’ 중국과의 협상 주무대로 제주도가 떠오르고 있다. 중국 측이 제주도를 협상장소로 선호하고 있고 협상 분위기도 다른 곳보다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이틀간 열린 한중어업협상 수산당국자간(국장급) 회의의 무대는 제주도. 중국 측이 회의일정을 협의할 때 ‘해양수산부가 있는 서울에서 협상을 벌이자’는 우리 측 요구를 뿌리치고 제주도를 ‘특별 지명’했기 때문. 중국 대표단은 협상이 끝나자 서울을 거치지 않고 곧장 중국으로 향했다.

10일 시작돼 16일까지 진행되는 한중임업협력위원회도 공식일정에 제주도가 포함되어 있다. 위원회에 참가한 중국 대표단 6명은 도착 당일 대전의 산림청을 방문하고 11일 협력위원회를 열어 합의문을 작성하는 등 공식협상을 일사천리로 마쳤다.

이들이 ‘편한 옷차림’으로 12일 찾은 곳은 제주도. 1박2일 동안 여미지식물원 한림공원 분재공원 등 화훼 임업관련 시설을 방문할 예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번 한중임업협력위원회는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한국합판의 중국 측 수입관세 인하문제 등 논의할 일이 많았다”며 “그러나 중국 측의 입장을 고려해 제주도 시찰일정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제주도는 베이징(北京)과 달리 공기가 맑고 높은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이국적 정취를 가진 곳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관광지”라며 “제주도에서 협상한다 해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일단 협상분위기가 우호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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