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톱라운지-신세계 구학서 대표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33분


실핏줄이 터져나갈 것 같은 우람한 팔뚝.요즘 신문과 방송에 등장하고 있는 신세계 기업 광고를 본 사람들은 혹시 ‘신세계’답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광고가 표현하듯 우아하고 품격있는 ‘사모님’들이 애용하는 70년 전통의 한국 최고(最古)의 백화점은 더 이상 신세계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대한민국 유통 대동맥’이라는 카피처럼 불끈 솟아오르는 남성적인 ‘힘’으로 유통에 관한한 한국의 ‘대표 선수’가 되겠다는게 신세계의 새로운 ‘비전’이다.

신세계 구학서(具學書·54)대표는 지난 96년부터 신세계의 변신을 주도해온 최고경영자(CEO).경기상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성전자에서 24년간 근무하다가 96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전무로 옮겨오면서 신세계와 인연을 맺었다.지난해 백화점과 할인점을 총괄하는 신세계 CEO로 발탁된 그는 현재 할인점을 중심으로 신세계 그룹의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과 할인점 E마트의 매출 비중이 50대 50정도 됐는데 올해는 40대60으로 바뀔 겁니다.할인점이 연간 80%씩 성장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지요.그런데 아직도 신세계하면 백화점만을 떠올리는 고객들이 많아요.다소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만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점은 ‘유통 대동맥’이라는 문구.백화점 할인점의 경계가 무너지고 전자상거래 등 E비즈니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시점에서 신세계가 그물망처럼 얽힌 유통 네트워크로 한국 유통산업의 ‘대동맥’역할을 하겠다는 목표가 담겨있기 때문.

“신세계는 유통 이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한 우물을 판다’는 신념에 따라 이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상부한 1등이 되겠다는 생각뿐이지요.”

신세계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43%정도 성장한 1조943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108% 늘어난 520억원.하반기에 매출이 급증하는 소매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올해 4조6,000억원의 매출에 1,000억원 이상의 경상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때 땅값이 떨어졌을 때 매달 1개씩 할인점 부지를 확보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됐다.신세계백화점은 8월중순에 마산점을 오픈하는 것을 비롯 9월에 강남점 문을 열고 E마트는 이천 진주 등 9개점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올해안에 백화점 7개,E 마트 34개점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외형이 중요한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내느냐가 더 중요하지요.E마트는 다른 할인점에 비해 부지확보나 운영,구매능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앞서있고 온라인 비즈니스의 경우에도 신세계는 완벽한 오프라인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입니다.머지않아 유통대동맥이라는 광고 문구가 허튼 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하시게 될 겁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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