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벤처기업]'오엔씨테크놀로지'

  • 입력 2000년 6월 12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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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업체에서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업체로 바뀐 중소 기업.’

서로 다른 종류의 네트워크 운영체제를 연결하는 코바(CORBA)기술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개발한 ㈜오엔씨테크놀로지. 이 회사는 막대한 자금과 고도의 기술 문제 때문에 대기업도 개발을 꺼리던 코바 프로그램을 지난달에 내놓은 뒤 세계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로▼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변신을 거듭했다. 주력 업종 가운데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한 뒤 세계적인 기술에 도전하는 업체를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왔다.

홍석동(洪錫東·38)사장은 공간개발연구원이라는 건축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직후인 98년2월 웹전용 자동건축설계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특정 지역의 건축계획을 입력하면 법률 문제 뿐만 아니라 입지조건과 사업전망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회사 매출액을 크게 올리는데 기여했다.

공간개발연구원은 이 기술을 선보인 후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토지개발공사가 발주한 택지 사업성분석 시스템 개발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 연간 매출액 50억원대 규모의 회사로 급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홍사장은 지난해 4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스핀테크’를 인수합병해 오엔씨테크놀로지를 설립하면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핀테크는 영종도신공항의 소프트웨어와 한국통신의 각종 프로젝트에 사용되던 코바기술이 모두 수입품이라는 점을 감안, 이 기술의 국산화를 서두르던 벤처기업. 홍사장은 그후 모든 사업을 네트워크 솔루션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스핀테크의 핵심 인력은 코바기술연구소에 배치하고 매출액이 크게 늘던 공간개발연구원도 소프트웨어개발을 전담하는 오엔씨인포컴으로 재편했다. 또 데이터교환전문개발회사도 별도로 만들어 기술 개발을 측면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세계진출 본격 시동▼

홍사장은 “회사를 세계적인 기술개발업체로 키우기 위한 방안으로 조직을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리에 따라 정리했다”고 말했다.

오엔씨테크놀로지는 지난해 6월 정보통신부로부터 선도기술개발 사업장으로 선정된 뒤 솔루션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IBM 휴렛팩커드 오라클 등 세계 800개 정보통신업체들이 네트워크 운영 체제의 소통을 위해 만든 단체인 OMG에 가입하고 코바 기술의 일부를 성공리에 개발했다.

이 회사는 10월경 모든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을 끝낸 뒤 제품의 복제를 막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이크로 칩에 저장해 판매할 계획이다.

홍사장은 “대부분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금융권 네트워크 설치 작업에서 제품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우리 제품이 이용되면 수입대체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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