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 해외 기업설명회 막내려…투자자 1천여명 참석

  • 입력 1999년 11월 5일 19시 18분


최근 국내외 자금시장에 끈질기게 나돌던 ‘대우 다음은 현대’라는 위기설에 대해 현대가 정면 돌파에 나섰다.

5일 보스턴(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2주일간의 대장정을 끝낸 현대의 해외 기업설명회(로드쇼)는 외국인들의 채권회수 등 이상조짐에 대한 현대의 ‘공격적’ 대응전략이었다. 한국 최대재벌이 위기설의 진원지라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던 이번 로드쇼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반응은 유보적이었다.

▼한때 위기설 퍼져▼

▽현대 위기설의 실체〓하반기 들어 일부 외국투자자들이 현대에 대한 채권을 회수하면서 ‘현대 위기설’이 국제금융시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대우에 많은 돈을 물린 외국투자자들이 위기설의 중심. 일부 외신도 현대를 ‘제2의 대우’로 우려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현대는 “악성 루머이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소문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현대는 그대로 놔둘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식 대응키로 하고 해외 로드쇼에 나섰다. 박세용(朴世勇)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해 중공업 전자 자동차 등 5개 주력 업종을 대표하는 계열사 경영진이 대거 뉴욕 런던 등 세계 금융의 심장부에 출동했다.

▼투자자 1000여명 참석▼

▽위기설 잠재웠나〓현대는 이같은 ‘정공법’이 일단 성공을 거뒀다는 자체평가를 내렸다. 5개 도시 로드쇼에 몰린 외국인 투자자는 1000여명 정도. 계열사별 1대1 투자상담에도 150여 기관이 참가했다.

현대는 “직접적인 투자유치가 목적이 아니었던만큼 대단한 성과”라면서 “현대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본부장은 4일 로드쇼를 마치면서 “현대에 대한 불안한 시각은 대부분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약속이행여부 주시"▼

▽외국투자자 반응〓로드쇼에 참석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단연 현대가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제2의 대우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데 모아졌다. “기아차와 LG반도체 인수로 그룹이 부실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현대측은 이에 대해 “사업확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문화의 과정이라는 논리로 대응했다.

외국투자자들은 현대측 주장에 대해 모두 수긍하지는 않았으나 몇몇 가시적 성과도 있었다. 5,6개 투자기관은 현대전자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 외국인투자자는 “상당 부분 불안을 씻어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대가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며 판단을 유보해 위기설이 완전히 잠재워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뉴욕〓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