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정치증권시장'도 작전세력 판친다

  • 입력 1999년 8월 9일 19시 21분


정치인들을 주식종목처럼 사고 파는 정치증권시장 포스닥(www.posdaq.co.kr)에서 ‘주가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닥은 일반인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한 뒤 1인당 가상화폐로 100만원의 종자돈을 받고 주식거래를 하는 것으로 지난달 1일 개장됐다.

‘주가조작’은 주로 국회의원 비서관 혹은 지구당 당직자들이 신분을 숨긴 채 무더기로 포스닥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자신들이 모시는 의원주식을 고가로 매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20여개의 ID를 확보한 뒤 조직적으로 ‘주가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좌관은 “운영자에게 ‘주가조작’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다른 의원실과 짠 뒤 상대의원의 주식을 사주는 방법까지 등장했다”면서 “의원들이 주가에 신경쓰는 만큼 보좌진으로서는 ‘주가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일부 회원들은 자유게시판에 “지명도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높은 몇몇 의원들의 주가는 조작의혹이 있다”는 글을 띄워놓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조작’과 관련, 실제 증권시장에서처럼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사실상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여론조작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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