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노조, ‘재경부장관 직인’ 1만원권 포스터 로비 전시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29분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본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게시판에 부착된 큼지막한 1만원권 지폐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물론 가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종대왕 얼굴 왼쪽에 찍혀 있어야 할 한은총재 직인 대신 재정경제부장관인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재경부가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행태를 비꼬아 한은노조에서 1만원권을 확대복사해 조작한 것이다.

노조측은 “1만원짜리 돈에 찍힌 한은총재의 도장은 사실상 재경부가 찍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재경부는 한은의 중요정책과 내부경영에 계속 간여하고 있어 이를 고발하려는 뜻에서 내다 붙였다”고 설명.

한 시중은행 직원은 “노조 주장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 없지 않지만 ‘한국은행권’의 권위는 한은 구성원부터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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