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신 소유-경영 분리… 美社에 4년간 경영권위임

입력 1999-01-21 19:49수정 2009-09-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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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투자신탁의 경영에서 당분간 손을 떼고 합작제휴사인 미국의 얼라이언스캐피털사에 경영권을 일괄 위임했다고 21일 발표했다.

한화투자신탁의 대주주인 한화그룹이 지분 20%에 불과한 얼라이언스캐피털사에 경영을 맡긴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국내에선 대주주가 소주주에게 경영권을 위임한 첫사례다.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회장과 얼라이언스의 존 D 카리파사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 있는 얼라이언스 본사에서 한화투신의 경영권을 얼라이언스에 위임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얼라이언스에 경영전권 위임〓한화그룹은 얼라이언스측에 1차적으로 4년간 한화투신의 경영을 맡기고 영업실적이 좋을 경우 추가로 3년 연장키로 해 총 7년간 경영을 몽땅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얼라이언스측은 한화투신의 회사명을 ‘얼라이언스캐피털매니지먼트’로 변경하고 대표이사를 포함, 이사 3명을 이사회에 참여시킬 계획. 이사회구성은 3명씩 한화와 동수로 구성하되 의장과 대표이사를 얼라이언스측이 맡아 책임경영을 하게 된다.

작년 1월 한화투신의 지분 20%(약3백억원)를 인수한 얼라이언스 캐피털은 미국의 최대 투자신탁회사로 미국내 MMF 판매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진금융사.

얼라이언스측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익힌 선진금융기법을 한화투신경영에 도입, 금융신상품 개발과 판매에 적극 나서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측은 경영권위임과 함께 도입한 메리트시스템에 따라 얼라이언스측이 경영을 맡은 향후 4년간 영업이익을 낼 경우 일정비율에 따라 한화투신의 지분을 50%미만 범위내에서 추가로 양도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소유―경영 분리 실험〓지금까지 재계에서는 일부 전문경영인이 중용된 사례는 더러 있지만 한화투신처럼 소수지분을 가진 합작기업에 경영을 전부 맡긴 것은 처음 있는 사례.

특히 이번 일은 경영역량이 있는 합작파트너에게 지분의 과다와 무관하게 ‘경영권을 아웃소싱’했다는 점에서 재계는 신선한 실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자신있는 사업만 직접 경영하고 자신없는 사업은 외부에 맡겨 우량기업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핵심기업에 대해서도 경영권 아웃소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투신업계 16위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화투신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선진금융기법의 과감한 도입이 불가피했다는 설명.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유권에 연연하기보다는 믿을 만한 파트너에게 경영을 위임, 상위 금융사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소유와 경영을 완전분리한 첫사례로 앞으로 다른 그룹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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