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與 내각제 갈등」 관심 많다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34분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증폭되고 있는 내각제 갈등에 대해 재계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재계, 그 중에서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개혁요구를 받고 있는 5대 재벌그룹은 내각제 개헌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21일 “얼마전 대우 삼성 현대 등 5대재벌그룹 인사들을 만난 적이 있다”며 “이들도 내각제 개헌문제를 둘러싼 여권내부의 갈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계 인사들이 ‘자민련과의 약속은 정말 지킬 것이냐’고 물어와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을 도중하차시킬 수야 있겠느냐’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재계 사람들에게 ‘김대통령은 지난 40여년간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겨가며 대통령에 당선될 정도로 집념이 강한 분’이라며 ‘딴생각 하지 말고 개혁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도 “여러 기업체 간부들로부터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향후 정국전망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김대통령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내각제 갈등을 통해 이완되는 것을 재계측이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내각제 문제의 조기공론화를 반대하는 이유중 하나는 내각제가 전면에 부상할 경우 도저히 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내에서도 내각제 개헌에 대한 찬반여부는 정리된 입장이 없다. 재계의 한 인사는 “내각제를 하든 안하든 정치권의 불안정 요소가 증폭되는 상황은 우리로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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