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금융기관이 책임지고 재벌개혁 끝내야』

  • 입력 1998년 11월 24일 19시 2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4일 “금융기관은 5대 재벌 개혁을 금년말까지 책임지고 반드시 해줘야 한다”며 “금융기관은 채권자로서 재벌 개혁에 간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금융기관이 재벌들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고 경쟁력있는 기업 중심으로 재편토록 해야 한다며 금융기관 대표들에게 특단의 협력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금융인 대표 1백33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구조조정의 핵심은 5대 재벌의 개혁이므로 금융계는 정말로 새롭게 태어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5대 재벌 개혁을 철저히 해 다른 개도국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국에 투자가 몰려오고 그래야 살아남는다며 우물쭈물 세월만 보내다 제2의 외환위기나 경제위기가 오면 국민의 분노와 절망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국제적 연구기관은 물론 미국의 빌 클린턴대통령이나 앨 고어부통령도 얘기하는 등 재벌개혁에 대해 국제적 관심이 높다며 한국 개혁이 성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은행 돈을 독점하는 등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에서도 5대 재벌은 더 비대해진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몰락하거나 불안해하고 있다며 재벌이 자기들 이익만 생각하면 우리 경제는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중소기업이 잘 돼야 중산층이 튼튼해지고 사회가 안정된다”며 “중소기업 대출은 하나의 애국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금융기관이 신용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돈을 많이 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정부는 은행인사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고 대출을 지시하거나 부탁하지 않을 것이나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고 권한인 만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이날 오찬에는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등 전국 28개 은행장 및 구조조정담당자 65명과 증권 보험 종합금융 투자신탁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 관계자 68명이 참석했다.

<임채청 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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