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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3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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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강세에 힘입은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수주실적이 올연말 예상치인 1천만GT(총톤수)를 이미 돌파했다.
또 한일간 수주실적 격차도 9월말 1백73만GT에서 10월말 73만GT로 크게 줄어 연말까지 수주실적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 확실시된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업체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8백51만GT를 수주한데 이어 이달들어 △현대중공업 1백30만GT △대우중공업 30만GT △삼성중공업 25만GT 등 총 1백85만GT를 더 수주했다.
이에 따라 13일 현재 국내업계의 수주실적은 총 1천36만GT로 올해 예상치인 1천만GT를 이미 넘어섰다. 수주잔량도 2천1백만GT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천만GT를 넘어섰으며 2001년 상반기까지 일감을 확보했다.
국내업계는 IMF체제 직후인 올해초만해도 국가신용도 추락으로 수주가 극히 부진했으나 하반기 들어 원화안정과 엔고현상이 겹치면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대형수주를 연이어 따냈다.
업계는 올연말까지 최소한 1백만GT 이상을 추가수주해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작년실적(1천2백70만GT)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본 조선업계의 지난달말까지의 수주실적은 9백24만GT. 한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국내 조선업계가 1백85만GT를 더 수주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는데 반해 일본업계의 수주실적은 극히 저조한 실정. 일본업계는 특히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에 대비해 수주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연말까지는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주물량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달러당 엔화환율이 1백20엔대이지만 일본 업계는 1백10엔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선박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엔고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우리 업계가 세계 조선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이 기자>yes202@donga.com
▼ 자동차 ▼
자동차업계가 연말 수출총력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금리인하조치와 엔화 강세로 오랜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자 업체마다 연말 수출목표를 늘려잡는 등 수출전략 손질하기에 바쁘다.
국산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모두 14만7백93대로 지난해 10월보다 0.6% 증가, 6월이후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업계는 9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엔화강세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12월부터는 일본차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 환율이 수출에 반영되는 기간이 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
대우자동차는 최근 IMF체제 때문에 정하지 않았던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8만대 늘어난 60만대로 정하고 연말까지 13만대 이상을 더 수출하기로 했다.
6월부터 수출을 시작한 마티즈가 유럽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다 10월부터 새로 진출한 북미시장에서 연말까지 3만대 이상을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목표달성은 무난하다는 계산.
현대자동차는 파업으로 인한 2개월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근 공장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리며 밀린 주문량을 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시장에서 아토스의 호조와 12월 처녀수출을 시작할 그랜저XG의 주문물량이 크게 늘고 있어 연말까지 55만대 가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에 인수될 기아자동차는 강세를 보여온 북미시장 공략에 주력, 올해 수출목표치 35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말까지 수출물량은 25만대.
그러나 최근의 자동차수출 호조는 북미와 유럽에 편중된 것으로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자동차 수출기획팀 오태현차장은 “낮은 오일가격으로 곤란을 겪는 남미나 중동, 환율불안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시장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계속 호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재균 기자>jung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