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선박엔진」 빅딜 위기…현대, 韓重지분 요구

  • 입력 1998년 10월 10일 19시 41분


반도체부문의 사업구조조정(빅딜)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발전설비와 선박엔진의 빅딜마저 무산위기에 놓였다.

현대가 한국중공업의 지분을 요구하며 발전설비 빅딜에 제동을 걸자 이번에는 한중과 삼성 등 나머지 업체들이 발전설비 일원화가 합의되지 않으면 발전설비뿐만 아니라 선박엔진 빅딜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

발전설비는 그동안 현대와 한중 삼성 3개사가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현대는 사업이관의 대가로 한중의 지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중은 “공기업 자산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등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되어 있으며 일원화 과정에서 지분을 주고받을 경우 특혜시비에 휘말리게 된다”며 거부했다.

특히 한중은 현대와의 발전설비 빅딜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당초 삼성에서 넘겨받기로 했던 발전설비(보일러사업)도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중은 “삼성의 발전설비는 실적도 많지 않고 기술력도 떨어져 삼성만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커녕 자칫 부실사업과 사람만 떠안게 될 우려가 높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도 “당초 발전설비사업을 포기하기로 한 것은 현대와 한중의 일원화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며 “일원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굳이 빅딜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더욱 복잡한 것은 한중과 삼성 등이 발전설비와 선박엔진의 빅딜을 연계해 현대를 압박하고 있는 것.

한중과 삼성 대우 3사는 지난달말 선박엔진부문을 통합한 공동회사를 설립, 현대와의 양사체제로 끌고간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발전설비 빅딜난항을 이유로 결렬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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