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재계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외국 우량업체 관계자들이 최근 5대그룹 구조조정 대상업체들과 통합사의 지분참여 폭과 경영권 처리문제를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다.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이 동등지분으로 통합하기로 한 대산 유화단지의 경우 일본 미쓰이(三井)물산이 양사 관계자와 접촉해 ‘최소한 15억달러 이상을 들여온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측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측이 공여하기로 한 30억달러의 차관과는 별도로 일본 수출입은행을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외자를 들여올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삼성 대우가 동등지분으로 단일법인을 세우기로 한 항공기 부문은 미국의 B사, 프랑스의 A사 등이 정부 및 재계 관계자에 투자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항공기 분야 통합협상에 참여한 A그룹 고위관계자는 “통합후 외자를 유치하거나 통합과정에서 외자를 유치하는 두가지 방안을 놓고 그룹간 의견조율을 벌이고 있다”며 외자의 경영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려는 게 외자측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정부 및 금융권과 협의해 신중하게 지분참여 폭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국 항공기업체들은 한국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한(對韓)진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한진이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한 철도차량도 유럽계 2,3개업체가 지난주부터 대우측과 접촉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생산인프라가 탄탄한 한국 재벌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향후 구조조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느냐가 대규모 외자유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