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경제회견］『과감한 부양책으로 경제 살릴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금융구조조정이 이달 중 마무리되면 10월부터 통화를 늘리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등 과감한 경기부양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5대 재벌의 ‘빅딜’과 관련,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여신중단과 융자금 회수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경제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인 20조원까지 늘리기로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했다”며 경기부양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춰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적자재정의 확대로 조달된 재원을 사회간접자본과 정보화사업 미래관련산업 등에 집중투자, 고용을 크게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어 경제전망과 관련, “한마디로 제2의 환란(換亂)가능성은 없다”면서 “당장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경기침체와 실업자증가 등 부작용이 있으나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확실히 마무리하면 우리 경제가 내년 중반부터 플러스성장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실물경제는 절대 붕괴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가 붕괴되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대기업은 오늘의 경제위기에 책임이 크므로 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개혁해야 한다는데는 추호의 변함도 일보의 양보도 없다”며 5대재벌의 ‘빅딜’은 약속한 대로 이행토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대기업이 개혁과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도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정과 관련, 김대통령은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고는 경제회생은 물론 민주주의와 정의사회 구현, 사회안정과 정치안정도 있을 수 없다”면서도 “내가 알기로는 머지않은 장래에 사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해 현재 진행중인 정치권 사정이 조기에 일단락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실업문제에 대해 “20%의 실업자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을 일단 살려 나머지 80%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실업자도 몸과 눈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기아는 3차 입찰이 유찰되지 않게 여러가지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보는 자산매각 방식으로 11월까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경제팀 교체 용의를 묻는 질문에 “잘 해나가고 있으며 지금은 오히려 힘을 실어줄 때”라고 밝힌 뒤 경제부총리제 부활 여부에 대해서도 “현행 제도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