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드 SP프로젝트팀 『광고주 낚는 돌격부대』

  • 입력 1998년 3월 10일 19시 59분


‘광고주를 낚는 어부가 되자.’

IMF 서리를 호되게 맞은 광고업계. 달라진 시장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 ‘체질 개선’을 한 팀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광고대행사 LG애드의 ‘SP(판매촉진)프로젝트팀’도 그중 하나. 일반적으로 광고회사의 SP팀은 이벤트와 전시 및 CI(이미지통합작업) 등 마케팅 전반에 걸친 기획 홍보가 주임무. 하지만 LG애드의 ‘돌격부대’로 통하는 SP프로젝트팀은 IMF 이후 광고물량이 급감하자 기존 1백30여 광고주에만 의지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새 광고주를 개발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 팀의 주 공략대상은 국내 진출을 꾀하고 있는 외국기업. 남보다 한발 앞서 이들의 진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대사관이나 무역공사 등을 찾아 발로 뛰는 건 기본. ‘틈새 광고시장’도 이들의 주 타깃. 자체행사가 많아진 지방자치단체나 막 성장하려는 시장 등이다.

이 팀이 그동안 따낸 주요 광고는 △프랑스월드컵대회의 ‘2002년 한일 월드컵’ 홍보(일본 광고회사인 덴쓰와 공동추진 중)△제1회 아태청소년 과학축전 △제1회 충주 전통무술축제 광고 등.

굵직한 광고를 따낸 데는 나름의 비책이 있다.‘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 송광섭부장(39)은 “수주전에서 경쟁상대에게 우리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다”며 “대신 상대편이 어떤 팀인지,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한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기본은 ‘책상파괴를 통한 MH(맨땅에 헤딩)전략’. 무조건 밖으로 나가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 팀의 막내 박근식씨(28). “사무실에 앉아 있으려면 보통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에요. 팀장이 ‘얘들아, 나가 놀아라’라고 말하기 전에 책상머리를 떠나야 합니다.”

팀원의 경쟁력에 팀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생각하는 팀장 최광환씨(40). 지난 13개월 동안 팀원에게 광고 관련 책을 매달 한 권씩 선물해 왔다. ‘주경야독(晝耕夜讀)’할 기초자료를 제공한 셈. 그가 늘 팀원들에게 하는 말.

“진정한 프로가 되는 지름길은 고용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고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프로’는 어떤 조직에서도 살아 남는다.”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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