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봉제 현황］작년말현재 ５４개 기업서 시행

삼성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지난 1월부터 전 사원 연봉제를 실시했다. 삼성그룹은 3월부터 삼성전자 등 전 계열사 부장급에 연봉제를 적용한다. 삼성데이터시스템은 94년부터, 제일기획은 95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삼성그룹은 일부 계열사의 간부에 대해서는 몇년전부터 연봉제를 실시해왔다. SK그룹은 올해부터 부차장급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SK상사는 지난 1월부터, SK㈜는 3월부터 연봉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한다. SK상사는 부장을 대상으로 97년 근무평가를 토대로 A, B, C의 3등급으로 연봉을 차등화했다. 내년부터는 차등폭을 넓혀 연봉이 최고 1천만원이상 차이가 나도록 할 계획이다. 연봉제가 국내 기업에서 점차 확산돼가는 추세다. 경영자총협회 산하 노동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54개 기업이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자들은 인력을 소수 정예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연봉제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연공제를 연봉제로 바꾸면서 가족수당과 연장근로수당 식대보조비 등을 연봉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제를 실시하면 월 평균소득으로 산정하는 퇴직금 부담이 늘어나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보험료가 20∼30% 정도 증가하는 관련 법규정도 연봉제 실시의 장애요인이다. 일부 기업은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임금삭감을 노려 반발을 샀다. 지난해말 H기업은 종전의 평균임금보다 5백만원 낮게 연봉을 책정, 임금삭감의 방편으로 악용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권택(鄭權澤)수석연구원은 “초기에는 연봉제 적용대상을 관리직 전문직 계약사원 등에 한정한 뒤 점차 확산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