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퍼 반월공장,중국인근로자도 「회사살리기」

  • 입력 1997년 12월 9일 20시 25분


경기 안산시 초지동의 한국지퍼 반월공장. 부도난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한국인과 중국인 근로자가 뭉쳤다. 해외에서 YBS란 상표로 잘 알려진 국내 최대 지퍼업체인 한국지퍼가 부도를 낸 것은 지난달 28일. 즉시 배창수(裵昌秀)노조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재준(康才俊)사장과 함께 채권단과 거래처에 정상화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채권단은 해외에서 일본의 YKK와 겨룰 수 있는 YBS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생산라인의 60%를 맡고있던 중국인 산업연수생 1백33명이 부도즉시 일손을 놓아 위기에 빠졌다. 이들은 8월 이후 임금을 받지 못한데다 중국에서는 「다오비(倒閉·부도)」난 회사가 재기하는 경우가 없어 불안해했다. 지난 6일엔 완제품을 반출하려는 비대위측과 제품을 빼돌리려는 것으로 오해한 중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비대위의 설득노력이 결실을 거둬 9일부터 중국인 근로자 가운데 귀국희망자 20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생산라인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 회사의 재기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 중국근로자 사오쉬옌(29)은 『월급 못받고 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는 회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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