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400선 붕괴]「팔자」주범 투신社『우린 억울해』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식시장 최대의 매도세력은 외국인. 그러나 최근에는 투자신탁회사들의 순매도 규모가 줄곧 1위를 차지,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9월 4백52억원, 10월 3백79억원 순매도에 그쳤던 투신사들은 지난달 무려 5천5백1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투신사들은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통계상 꼼짝없이 「누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는 것. 먼저 급증하고 있는 주식형 수익증권 가입고객들의 환매가 투신사 매도로 잡힌다.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야겠다』는 투자자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10월말 13조원이 넘었던 31개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의 수탁고는 지난달 28일 현재 12조1천억원으로 9천억원 이상 줄었다. 반대로 각종 채권에 투자하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수탁고는 1조3천억원 이상 늘어났다.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외수펀드)에서 빠져나간 돈도 투신사 매도로 집계된다. 한국투신 나인수(羅仁洙)주식운용팀장은 『주식형펀드 고객들의 환매요청이 들어오면 일단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수익금을 계산, 돈을 내주지만 투신사는 팔리지도 않는 주식을 떠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푸념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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