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부도 금융위기 등으로 유력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잇달아 국가신인도 평가절하 판정을 받은 우리나라는 전세계 35개 개발도상국의 국부(國富)순위에서도 지난해 1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2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의 월드타임스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월드페이퍼 (World Paper)」 최근호는 한국을 개도국 가운데 대만과 체코 이스라엘에 이어 네번째로 부유한 나라로 평가했다.
5개 언어로 발행돼 25개국에서 판매되는 월드페이퍼는 정치 경제 사회 관련 현안분석에 있어 전문성을 인정받는 권위지. 이 잡지는 선진국 금융전문가와 유엔, 개도국 정부의 고위관리 등의 의견을 토대로 국민총생산(GNP) 등 단편적인 지표를 대체할 독자적인 「국부지수」를 개발, 지난해부터 6개월마다 그 순위를 발표해왔다.
한국은 지난해 3월과 9월 조사에서는 개도국 중 국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3월에는 대만에 이어 2위로 밀려났으며 하반기 조사에서 다시 두 계단 떨어졌다. 추락하는 우리경제의 전반적인 환경이 반영된 결과다. 월드페이퍼의 조사에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도시형국가는 제외됐다.
국부지수는 크게 △조세부담률과 남녀간 임금격차 등 경제여건 △평균수명과 의사 1인당 인구 등 사회환경 △문맹률과 컴퓨터보급률 등 정보교환의 세 가지 분야에 걸쳐 63개 변수를 토대로 산출된다.
한국은 경제여건과 정보교환 분야에서 각각 4위, 2위를 차지했으나 사회환경 분야에서는 20위에 머물렀다. 대만은 사회환경 부문에서는 11위를 차지했지만 경제환경과 정보교환 부문에서 각각 1, 3위를 차지해 종합순위에서 수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5위부터 10위까지는 칠레 말레이시아 헝가리 아르헨티나 폴란드 코스타리카 등이 차지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