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화의신청 쇼크]주가 곤두박질…환율 최고치

  • 입력 1997년 9월 23일 19시 55분


기아그룹의 전격적인 화의신청이 주식 금융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주가는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팔자」주문에 밀려 또다시 폭락했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장단기 금리도 동반상승했다. ▼주식시장〓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4.08포인트 하락한 654.37로 마감됐다. 거래량도 2천6백만주대에 머물렀다. 19일부터 나흘 연속(거래일 기준) 하락하며 47.02포인트가 떨어져 지난 3월28일(652.87)이후 약 여섯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3년 2월25일 현 정부 출범주가(655.61)보다 낮은 수준.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3백3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지난 11일 이후 9백5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런던 등 외국시장에서 쏟아진 한전주 매도주문을 처리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원―달러환율은 이날 기준환율보다 0.60원 낮은 수준에서 첫 거래가 형성됐으나 곧바로 반등, 장중 한때 9백14.7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따라 24일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오른 9백13.80원으로 고시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아의 화의신청이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촉발, 외화차입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밝혔다. ▼자금시장〓채권시장에서도 기아 화의신청으로 금융권 「돈 사정」이 경색될 것으로 우려한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매수에 관망세를 보임에 따라 장단기 금리가 큰폭 올랐다. 3년짜리 은행보증 회사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12.42%를 기록, 지난 5월8일(연12.45%)이후 4개월 보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또 금융기관간 하루짜리 조달용 콜금리도 전날보다 0.11% 포인트, 양도성예금증서(CD)도 0.10%포인트 상승했다. 대우증권 채권관계자는 『금융권에 신용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된데다 월말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가수요 심리가 가세, 장단기금리가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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