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지털TV 「표준규격」 마찰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21세기 핵심 전자제품으로 뜨고 있는 「디지털TV」 표준규격을 둘러싸고 국내 라이벌 전자업체인 삼성과 LG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등 대부분의 전자업체들이 미국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최근 열린 공청회를 계기로 유럽방식을 제기하고 나서 표준제정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방식은 전국을 단일채널권으로 묶을 수 있고 한국처럼 산이 많아 간섭이 심한 지역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등 대부분의 업체들은 『전자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방식에 맞춰 기술개발을 해오고 있으며 디지털TV의 가장 큰 시장이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되받고 있다. 표준규격안을 만들어 정보통신부에 연말까지 올리게 돼 있는 「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측도 미국방식을 표준으로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유럽방식을 들고 나온 것은 미국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라이벌 업체인 LG전자에 상당히 뒤처질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방식의 디지털TV 특허의 대부분을 미국의 제니스사가 갖고 있는데 제니스사는 현재 LG전자의 계열사. 따라서 미국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LG가 삼성보다 제품생산 시기나 성능에서 다소 앞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삼성측은 논란이 일자 『어느 방식으로 결정되든지 제품개발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단지 시험을 통해 장단점과 효율성을 비교해 좀더 나은 방식을 선정하자는 취지에서 유럽방식을 주장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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