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그룹 「동부 반도체사업 진출 불가론」유포 의혹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동부그룹이 최근 반도체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내 정상급 반도체 메이커를 거느리고 있는 모그룹이 「동부 반도체 불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23일 『최근 업계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동부반도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모그룹측 인사들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모그룹측이 동부 반도체 불가론을 펴는 보고서를 정부 부처에 유포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비공식 루트를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전문 기자들과 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동부 반도체 불가론」은 △동부에 기술을 공여하기로 한 미국 IBM사의 보유기술이 공정기술이 아닌 원천기술이고 △반도체사업 경험이 전무한 동부그룹은 투자규모 3조원대에 이르는 엄청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우며 반도체를 판매할 국제적 마케팅 능력도 취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은행권 등에 확산됨에 따라 오는 99년쯤 주력제품으로 떠오를 64메가D램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동부그룹은 투자 적기(適期)를 놓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의 반도체사업 총괄 임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반도체 3사 가운데 유독 한쪽이 동부 반도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지 알 수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동부측은 그러나 자신들의 발을 거는 이 그룹에 정면대응할 경우 자금조달 등이 여의치 않을 것을 우려, 감정을 자제하며 사업계획의 적극홍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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