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로 북한의 절대권력자였던 金日成(김일성)이 사망한지 만 3년이 된다.
탈상을 마친 뒤 金正日(김정일)은 이른바 「유훈통치(遺訓統治)」를 마감하고 올해안에 국가주석과 당총비서직을 공식승계, 자신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인 전망은 그가 정권창건일(9월9일)에 즈음해 국가주석직을, 노동당창당일(10월10일)을 계기로 당총비서직을 승계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스타일로 볼 때 당총비서는 자신이 맡고 대외활동이 많은 국가주석은 원로인 「빨치산 1세대」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권력승계를 위한 최소한의 토대인 경제난과 식량난 해결 및 北―美(북―미)관계 개선이 미흡했기 때문에 연내 권력승계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후계수령」으로 불리는 김정일의 지난 3년간 통치는 실패작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년 이후 계속돼온 마이너스 성장을 막지 못해 경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과거 하루평균 6백∼8백g이었던 식량배급량을 1백∼1백50g으로 대폭 줄여야 할 정도로 식량난은 더욱 가중됐다.
이로 인해 「끝없는 고난의 행군」으로 내몰려야 했던 북한주민들은 점차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량배급 체계가 무너져 개인적 돈벌이에 관심을 쏟게 되면서 「사회주의적 가치관」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계속되는 탈북행렬은 북한체제의 허약성을 단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다. 특히 전노동당 비서 黃長燁(황장엽)씨의 망명은 핵심권력층 인사조차 김정일체제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심이반과 탈북행렬이 체제불안 요소임에는 틀림없으나 상당기간 소요나 폭동, 체제붕괴 등으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에 대한 별다른 도전징후가 보이지 않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김정일은 향후 두가지 정책을 기본축으로 한 통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는 대내적으로는 군부와의 밀착을 통해 주민들을 통제하면서 체제유지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력승계후에는 정상적인 국가운영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감안, 노동당과 정무원(정부)에 지금보다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얘기다.
두번째로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난 해결을 목표로 외부의 도움을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이 과정에서 지금보다는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서 경제개혁 개방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일이 체제 자체가 위협받을 소지가 있는 전면적인 개혁 개방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