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김병진씨 회장 선임…『전문경영인시대 개막』

  • 입력 1997년 6월 4일 19시 59분


대림그룹은 3일 그룹 사장단회의를 갖고 李埈鎔(이준용·60)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金炳珍(김병진·66)부회장을 그룹회장에 선임했다. 재벌그룹 오너나 그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 그룹회장은 일종의 종업원지주회사인 기아그룹 金善弘(김선홍)회장을 제외하고는 30대 그룹에선 재계랭킹 15위(자산규모 기준)의 대림그룹을 맡은 김회장뿐이다. 신임 김회장은 전문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74년 대림에 입사한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산증인이다. 대림그룹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가 예상되는 21세기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문경영체제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명예회장은 지난 93년말 회장 취임이후 전문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개경영과 자율경영을 적극 추진해왔다. 대림측은 그러나 이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며 대규모 프로젝트 등에는 계속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에선 이명예회장의 직계자손이 경영권을 이어받기엔 나이가 너무 어려 과도기적으로 김회장체제가 들어선 것이란 해석도 한다. 이명예회장의 자녀 3남2녀중 海旭(해욱·29·장남)씨와 海丞(해승·28)씨는 각각 대림엔지니어링과 대림석유화학에서 근무중이다. 〈황재성 기자〉 ▼ 김병진회장은 누구 ▼ 대림그룹의 새 총수로 선임된 金炳珍(김병진)회장은 한국 엔지니어링업계의 대부(代父)라 불리는 정통 엔지니어. 지난 32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어크 대학원에서 기계학을 전공하고 현지 엔지니어링업체에서 13년간 근무했다. 정부가 추진한 해외과학자 유치 정책에 따라 지난 70년 귀국한 후 74년에 대림엔지니어링 창립 멤버로 대림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대림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작년 3월부터 이 회사 회장과 대림정보통신 사장, 그룹 부회장 등을 겸직해왔다. 또 지난 92년부터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협의회 회장직을 맡아왔으며 94년엔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회원이 됐다. 김회장은 오랜 미국 생활 경험에서 얻은 합리적인 성격에 추진력을 갖춰 서구식과 한국식 관리스타일을 갖춘 외유내강(外柔內剛)형 덕장이라고 그룹 관계자들은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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