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보완내용 해설]오른손엔 당근 왼손엔 채찍

입력 1997-03-18 19:45수정 2009-09-27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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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일 발표한 금융실명제 보완내용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담고있다. 즉 검은돈이 햇빛을 볼 수 있도록 면죄부(과징금부과)를 주어 과거를 묻지않는 대신 밀수나 마약자금 등 불법자금에 대해서는 실명제가 아닌 별도의 자금세탁방지법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자금출처조사 면제를 위한 조치는 다음 세 가지다. 우선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대상 축소. 국세청은 실명제가 실시된 지난 93년 8월부터 두 달동안의 실명제 유예기간중 실명전환한 2억원 이상의 모든 자금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미성년자나 주부에 한해 조사를 하고 있다. 아직 증여세를 부과한 사례는 없지만 국세청의 이같은 출처조사는 돈가진 전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정부는 앞으로는 명백한 탈세혐의가 드러났거나 증여가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둘째로는 오는 5월 처음으로 부과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위해 국세청에 통보되는 자료는 사업소득 등을 제외한 금융소득 자료에만 국한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저축에 대해 종합과세 최고세율인 40%를 선택하면 분리과세를 허용해 금융자료통보가 아예 국세청에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세금을 많이 내면 출처조사를 면제해주겠다는 유인책이다. 세번째는 한시적으로 45% 정도의 과징금만 내면 출처조사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 창업 및 증자금과 창업투자조합 등 벤처자금, 중소기업 지원 금융기관에의 출자자금으로 쓰여져야 한다. 예를 들어 상호신용금고 등 지역경제와 밀접한 금융기관에 출자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기명식 장기채권도입이나 여신전문기관에의 출자자금면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주로 담아 현재 대통령 긴급명령 형태인 실명제를 상반기 임시국회 때 일반법률화해 항구적인 제도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한편 이같은 유인책과 별도로 마약이나 밀수 등 불법자금에 대해서는 자금세탁방지법을 만들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姜慶植(강경식)부총리는 『실명제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불법자금에 대한 엄정한 응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돈세탁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돈세탁행위에 관계한 금융기관 임직원 등을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벌대상에 돈세탁을 의뢰한 사람까지도 포함시킬지 여부는 공청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액현금거래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금융기관들이 은행감독원이나 국세청에 보고토록 하는 체제를 갖추게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1천만원 이상을 1만원짜리로 인출하거나 입금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고토록 해 꼬리가 밟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회평·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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