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식시장 전망]상반기 560線추락 우려

  • 입력 1996년 12월 30일 20시 20분


97년 주식시장의 향방은 실물경기 회복여부에 달려있다. 민간연구소들의 분석에 의하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6.4%선을 넘기 어렵다. 이것은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신용융자금(고객이 주식매입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증가와 고객예탁금 감소로 올연말보다 주식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2조9천억원대에 달하는 신용융자금중 대부분이 1,2월에 만기가 도래, 급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노동법개정에 따른 노동계의 전면파업과 산업현장의 불안감이 경기불황에 더해 큰 악재로 가세할 전망이다. 다만 한가지 기대는 3.4분기(7∼9월)이후에 경기가 회복조짐이 보이고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내년엔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 경기회복의 지연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 사회적불안이 주식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천문학적인 주식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는 투자신탁사와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은 경영합리화를 위해 주가가 오를 때마다 보유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이중 은행의 경우 일반불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된 주식 (내년 상반기중 만기분 9조6천7백억원)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 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에게도 기대를 걸기는 힘들다. 내년중 외국인투자한도가 현행 20%에서 23%로 확대되더라도 이들이 예전처럼 주식을 대거 매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가닥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시중금리 하락. 경기불황으로 인해 내년도에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원화환율의 급변과 금융시장개방으로 인해 해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현재 연 12%대에 머물고 있는 시중금리가 10∼11%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연 10%대로 떨어지면 고수익을 노리는 시중 부동자금과 금리에 민감한 금융기관들이 주식투자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증시에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합병인수(M&A)관련주, 자산가치가 높은 우량주, 정보통신주등 각종 테마를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반기들어서 경기의 회복 조짐이 보이면 상장주식수가 많은 금융주와 대형제조주들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설 때는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주식(주로 대형제조주)들이 관심을 모을 것이다.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는 올연말 지수보다 낮은 560∼58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들어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최고 850∼880선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다만 시중금리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근 성<대우증권투자정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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