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보다 더한 인간, 인간다운 괴물… 돌아온 ‘스위트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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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내달 1일 넷플릭스서 공개
스케일 커지고 CG 한층 화려해져
황폐해진 서울이 배경… 총 8부작
감독 “괴물은 각자 내면에도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에서 괴물에게 몸을 빼앗긴 편상욱(이진욱)이 실험체로 갇혀 있던 괴물들을 이끌고 밖으로 향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에서 괴물에게 몸을 빼앗긴 편상욱(이진욱)이 실험체로 갇혀 있던 괴물들을 이끌고 밖으로 향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인간은 욕망에 가득 차서는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다른 종들을 멸종시켜. 인간은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다.”(‘스위트홈’의 임 박사)

괴물이 된 사람들과 그들의 습격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이 12월 1일 ‘시즌2’로 3년 만에 돌아온다. 스케일은 더욱 커지고, 컴퓨터그래픽(CG)은 한층 화려해졌다. 무엇보다 생존이 달린 상황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누가 괴물이고, 누가 인간인가?”

2020년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1은 한국이 제작한 시리즈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 미국 ‘톱10’에 진입하며 K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줬다. 총 8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시즌2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동명 웹툰이 원작이지만, 이번엔 원작 만화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론에 1∼3회를 미리 공개했다.

군 통제하에 ‘안전 캠프’에 도착한 이은유(고민시)는 손에 난 상처가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HUMAN(사람)’이라는 도장을 받고 감시자에게 이를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군 통제하에 ‘안전 캠프’에 도착한 이은유(고민시)는 손에 난 상처가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HUMAN(사람)’이라는 도장을 받고 감시자에게 이를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시즌2는 시즌1의 배경이었던 낡은 아파트 ‘그린홈’ 입주자들이 그곳을 벗어나 군(軍) 통제하에 ‘안전 캠프’로 이동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괴물화가 진행됐지만 다른 괴물들과는 달리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차현수(송강)는 자신이 이 사태를 끝낼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백신 개발 실험체가 되기를 자청한다.

시즌1이 제한된 공간에서 괴물과 맞닥뜨리는 방식으로 공포를 극대화했다면, 이번엔 황폐해진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언제 어디서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더했다. 무엇보다 집중한 것은 ‘인간성’이다. 카메라는 괴물 출몰에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과 정치인들의 위선,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명목하에 괴물보다 더 잔혹해진 군인들, 옆 사람이 죽임을 당하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에 비해 아비규환 속 엄마의 손을 놓친 아이를 엄마에게 데려다주고, 자신의 새끼를 구하기 위해 군인들에게 미끼가 되기를 자청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괴물’도 등장한다.

성공한 ‘K크리처물’답게 CG는 더욱 화려해졌다. 오른팔이 가시로 된 큰 날개로 변하는 현수의 모습은 시즌1에서보다 훨씬 압도적이다. 자신의 욕망이 투영된 모습의 괴물이 된다는 설정으로, 외모에 집착하던 사람은 얼굴이 흘러내린 괴물로 변하고 투병하던 환자는 피만 보면 달려드는 괴물이 되는 등 여러 괴물의 모습이 눈앞에서 움직이는 듯 생생하게 구현됐다.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송강과 이진욱(편상욱 역), 고민시(이은유 역)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출연했다. 시즌1에서 선한 마음이 살아있는 살인청부업자를 연기했던 이진욱은 이번 시즌에선 괴물에게 몸이 갈취당한 것으로 설정돼 전혀 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광기 어린 눈빛이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질 만큼 열연을 펼친다. 유오성(탁인환 상사 역), 김무열(김영후 역)이 서로 대립하는 군인 역으로, 오정세가 백신을 개발하는 임 박사 역으로 새로 합류해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년), ‘도깨비’(2016년), ‘미스터 션샤인’(2018년)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전작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괴물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내면에도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변해버린 연인, 친구, 가족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가까스로 살아남은 자들이 언제까지 그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스위트홈#시즌2#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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