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프라노 레즈네바의 ‘폭풍 같은 바로크 무대’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0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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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4일 예술의전당서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헨델 비발디 등 대표 오페라 아리아와 협주곡 등 선보여
물리학자 딸로 사할린서 자라… “어릴때 김치 먹었어요”

“레즈네바는 목소리 자체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악기다. 젊음의 순수함과 함께 마치 크림 같은 황홀함을 안겨준다.” (영국 월간 ‘오페라’)

“어떤 기악 연주가의 손가락도 레즈네바의 성대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영 일간 가디언)


러시아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33)의 노래는 폭풍처럼 강력하고 미풍처럼 달콤하다.

현존 최고의 모차르트, 로시니, 바로크 소프라노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그가 12월 3,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 무대를 연다. 2013년부터 세계 최고의 바로크 전문 아티스트와 악단들을 소개해온 ‘한화클래식’의 열 번째 무대다.

레즈네바는 러시아에서도 변방으로 꼽히는 사할린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김치도 먹어보고 한국 옷가게에서 산 한국 스타일의 옷도 입었다. 물리학자였던 아버지가 일찌감치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본 덕에 일곱 살 때 모스크바로 이사해 성악과 피아노를 배웠다.


스무 살 때 핀란드의 미리암 헬린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는 등 여러 콩쿠르를 정복했다. 2010년 세계적 바로크 지휘자 마르크 민코프스키와 조반니 안토니니에게 발탁된 뒤 청순한 이미지와 깎은 듯한 기교, 유연한 음성으로 세계무대를 누벼왔다. 음역이 넓어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된 레퍼토리 대부분을 소화한다.

2018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 첫 내한 무대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바로크 음악은 유연하고 자유로운 점에서 재즈를 닮았다. 노래할 때 모험을 하듯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점도 재즈를 닮은 매력”이라고 말했다.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1797년 창단된 뒤 이탈리아의 바로크 연주를 대표하는 악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08, 2015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함께 내한한 바 있다. 2008년 발매된 비발디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음반이 디아파송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하는 등 공연과 음반 양쪽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레즈네바는 헨델 ‘알렉산드로스’ 중 ‘사랑스러운 고독이여’를 비롯해 후기 바로크의 오페라 3대장으로 불리는 헨델과 비발디, 니콜라 포르포라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노래한다. 프로그램 마지막 곡으로 배치한 비발디 ‘그리셀다’ 중 ‘두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는 2018년 서울시향과의 공연에서 ‘몰아치듯’ 청중들을 열광시킨 노래이기도 하다.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비발디 ‘현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 기악곡들도 감상할 수 있다.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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