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미움이, 절망이, 행복이 내 마음속 친구들에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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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이선영 지음·조르디 핀토 그림/40쪽·1만3000원·라플란타(3세 이상)

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는 친구들과 달리 날개 모양의 등껍질을 달고 태어났다. “넌 우리와 달라.” 속도와 모양새가 다르단 이유로 늘 친구들에게 미움과 질투를 받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 ‘미움’이가 불쑥 나타나 외친다. “저 녀석들을 미워하자.” 하지만 빠른 달팽이는 미움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엄청난 속도로 달아난다. 그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에서 벗어난다.

어느 날, 마을에 태풍이 불어와 세찬 바람에 집이 날아가 버렸다. 억수같이 내린 비에 부모님과 친구들마저 휩쓸려 떠내려갔다. 바로 그때 ‘절망’이가 조각난 마음을 들고 나타나 마음을 같이 부숴버리자고 말한다. 빠른 달팽이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몰려오려 할 때도 이들이 자신을 덮칠 수 없게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다 자신보다 더 빠른 무언가를 발견한다. 바로 ‘행복’이다. “행복은 늘 가까운 데 있어. 바로 앞에 있는 걸 사랑하면 돼.”

의인화된 감정들과 빠른 달팽이가 나누는 대화의 행간에서 위로의 메시지가 묻어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따뜻함이 전해진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어린이 책#달팽이#태풍#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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