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사는 남자… 국내 1세대 탭댄서 김길태 단장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7-13 03:00수정 2021-07-1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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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까지 온라인 탭댄스 축제 열어
여러 장르 음악과 합동무대 준비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은 김길태 탭꾼탭댄스컴퍼니 단장은 “30대엔 탭댄스 춤꾼을, 40대엔 탭댄스 공연을 길러냈다”며 “50대가 된 지금은 이 공연들이 설 축제를 여러 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한국 탭댄스의 중심지는 어쩌다 보니 서울 마포구 상수동이 됐다. 정부 부처에서 홍보영상을 만드는 PD로 일하던 김길태 탭꾼탭댄스컴퍼니 단장(51)은 1997년 미국 여행길에서 우연히 탭댄스를 접했고, 2002년 어쩌다 이 동네에 연습실을 차렸다. ‘한국 1세대 탭댄서’인 그의 현란한 발놀림을 배우기 위해 수십 명이 이곳을 찾았고, 지금껏 상수동 일대는 한국 탭댄스 성지로 통한다.

올해 3회를 맞는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도 당연히 이 동네를 중심으로 마포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한다. 올해는 팬데믹으로 대면 공연 대신 온라인 공연으로 전면 전환했다. 1회 축제부터 예술감독을 맡았던 김 단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객 앞에서 춤을 출 수 없어 아쉽다”면서도 “사실 탭댄스는 영상으로 보여줄 때 그 진가가 확 드러난다. 춤의 매력을 알리는 데 온라인 축제는 역설적으로 최고의 기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축제는 1부 ‘탭댄스클럽 스윙 46’(13, 14일·사진), 2부 ‘블랙댄스버라이어티’(20, 21일)를 주제로 마포문화재단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방송된다. 내로라하는 전국 탭댄서들의 무대는 물론이고 브레이크댄스, 스트리트댄스 등 여러 장르를 선보인다. 아카펠라 그룹 ‘나린’과 합동공연도 한다. 1부에서 13개 팀, 2부에선 6개 팀이 참여한다.

흔히 탭댄스를 떠올리면 특수 제작한 신발을 신고 “탁” “타닥타닥” 말발굽 소리를 내는 발놀림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탭댄스는 발소리로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음악을 넘어 온몸을 쓰는 춤”이라는 게 김 단장의 설명이다. ‘탭’보다 ‘댄스’에 더 방점을 둔 장르라는 취지다. 그래서 올해 축제에서도 관계가 없어 보이는 여러 장르의 춤이 함께 구성됐다. “어떤 장르나 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게 탭댄스”라는 그의 자신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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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장르가 세분화돼 완전히 다른 춤 같아도 사실 브레이크, 힙합, 스트리트댄스는 탭댄스와 같은 뿌리를 가진 춤입니다. 마이클 잭슨도 훌륭한 탭댄서인 걸 아셨나요? 그의 문 워크도 탭댄스 동작에서 출발했거든요.”

1997년 직장에 사표를 내고 몇 개월간 미국 여행을 다녀오겠다던 그는 돌연 귀국 후 “춤꾼이 되겠다”고 선언해 지인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그의 형이 김길용 와이즈발레단 단장인 걸 보면 집안에 춤꾼 DNA는 흐르고 있었다. 그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내가 프로 댄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딱 내 인생 같다. 서서히 탭에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탭댄서는 약 150명. 그중 70%는 김 단장의 제자다. 그 제자들이 다시 제자를 길러내면서 한국 탭댄스 안에는 그의 DNA가 자연스레 심어졌다. 그는 “가끔 공연을 볼 때 나만 갖고 있던 특정 발동작 같은 사소한 춤 버릇이 다른 탭댄서의 동작에 묻어난 걸 보면 신기하다”며 웃었다.

김 단장은 ‘한국은 탭댄스 불모지’라는 말이 더는 맞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탭댄스는 본산인 미국에서도 소수의 장르다. 축제에 출연하는 국내 정상급 댄서들은 인원은 적어도 수준은 세계적인 댄서와 견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 발길 가는 대로 춤만 추며 살았다. 축제를 통해 후배들이 신나게 뛰어놀 판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김길태 단장#탭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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