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비상경영 선포…전 임원 사표 제출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2월 18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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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40%·임원 30%·조직장 20% 급여 반납
전 직원 무급휴직 실시
회사 위기 속 한창수 사장 아들 조종사 채용 논란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어닝쇼크’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우한폐렴)’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8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연이은 악재로 인해 항공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며 “회사가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원들을 중심으로 특단의 자구책 실천에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이날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를 다졌다. 전 임원들은 급여를 30%(사장 40%) 반납하고 모든 조직장들 역시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솔선수범한다는 취지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급좌석 기준 중국 노선 약 79% 축소, 동남아시아 노선 약 25%를 축소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함에 따라 운항과 캐빈, 정비 등 유휴인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 직종(일반직, 운항승무직, 캐빈승무직, 정비직 등)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여기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내·외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창립 32주년 기념식도 취소했다. 창립기념 직원 포상도 중단했다. 향후 수익성과 직결되지 않는 영업 외 활동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7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노조)’과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 ‘아시아나항공 열린 조종사 노조’ 등 3대 노조와 함께 ‘위기 극복과 합리적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아시아나항공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노사가 합심해 위기 극복을 다짐하기 위한 취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최근 한창수 사장의 첫째 아들이 아시아나항공 운항승무직(신입 조종사 부기장 운항직 인턴)으로 입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새로운 항공기 도입 등으로 인해 인력 충원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창수 사장 첫째 아들이 채용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직원들이 급여를 반납하는 등 회사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장 아들이 입사했다는 사실이 시기적으로 많은 의혹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스럽게 사장 아들이 정상적인 채용절차에 따라 공정한 평가를 거쳤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둘째 아들에 이어 첫째 아들까지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하면서 ‘채용특혜’와 관련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모습이다. 둘째 아들의 경우 아버지가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장 취임 전에도 한창수 사장은 계열사 고위직에 있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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