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정형화된 화장은 NO!”… 질감은 자연스럽게, 컬러는 과감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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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메이크업 트렌드

오렌지 레드 컬러를 관자놀이를 중심으로 펴 바른 ‘겐조’의 모델. ‘블루걸’은 형광기 섞인 오렌지 컬러를 눈두덩 전체에 글로시하게 바른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톰 브라운’의 모델은 매트한 블루 컬러 립스틱을 바르고 등장했다. ‘프린’의 모델은 님프를 연상시키는 꽃 장식으로 메이크업을 대신했다(왼쪽부터). 맥 제공
오렌지 레드 컬러를 관자놀이를 중심으로 펴 바른 ‘겐조’의 모델. ‘블루걸’은 형광기 섞인 오렌지 컬러를 눈두덩 전체에 글로시하게 바른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톰 브라운’의 모델은 매트한 블루 컬러 립스틱을 바르고 등장했다. ‘프린’의 모델은 님프를 연상시키는 꽃 장식으로 메이크업을 대신했다(왼쪽부터). 맥 제공

 
‘노 메이크업 룩’

 올해의 메이크업 키워드는 ‘자연스러움’이 될 듯하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의 런웨이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 ‘맥’은 아예 ‘노 메이크업 룩’을 앞세웠다. 맥의 린 데스노이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디렉터는 “현실적인 룩이 모던 뷰티의 본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쉽고 실질적인 메이크업이 요즘 여성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이전과 달리, 다소 헝클어지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노출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냥 자연스러운 모습만 드러낸다면 메이크업을 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만큼, 이전의 정교한 테크닉에서 벗어나 오히려 파격적으로 보이는 메이크업 테크닉이 등장하고 있다. 손으로 슥슥 바른 듯한 질감에, 컬러는 더욱 자유롭고 과감해졌다. 데스노이어 디렉터는 “컬러로 얼굴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메이크업은 정형화된 ‘예쁨’을 깨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컬러가 다양해지고 화려해진 만큼 피부 표현은 깔끔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피부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윤기를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위적으로 보이기 쉬운 파우더 형태의 시머나 하이라이터 대신, 오일이나 밤 제품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광을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맥의 발 갈렌드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신만의 피부표현 팁에 대해 “‘미네랄라이즈 타임체크 로션’으로 피부를 매트하게 만든 뒤, ‘프렙+프라임 모이스처 인퓨전’으로 수분감을 극대화 하고 에센셜 오일을 양쪽 볼에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볼드 립, 볼드 치크

 2017년 봄·여름 시즌 파리 패션위크에서 ‘겐조’의 모델은 강렬한 오렌지 레드 컬러를 볼부터 관자놀이, 눈 위쪽까지 넓게 펴 바르고 등장했다. 일본에서 시작해 지난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숙취 메이크업’의 취기가 가시지 않은 것일까. 진한 컬러든, 연한 컬러든 한 듯 안 한 듯 은은하게 블러시를 칠하는 시대는 지난 듯하다. 해외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는 2017년 봄·여름 시즌 런웨이 메이크업을 “폭탄 같은 블러시(blush bomb), 과감한 입술(bold lips)”이라고 정리했다.

 코스메틱 브랜드 ‘나스’의 안소영 교육팀 과장은 “눈 밑에서 광대까지 블러시를 넓게 발라 상기된 듯 연출하는 테크닉이 지난해부터 유행하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송함을 넘어 매트한 마무리로 컬러를 강조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나스에서 2월 6일 선보이는 ‘스프링 컬러 컬렉션’ 중 스틱 형태의 멀티 제품인 ‘나스 매트 멀티플’은 올봄 유행 메이크업을 제품 하나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제품이다. 그을린 듯한 레드의 모리타니 컬러가 새로 나왔다. 윤기 나는 마무리가 많은 다른 스틱형 제품과 달리 보송하게 마무리돼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다.

 립 메이크업의 경우엔 물들인 듯한 그러데이션 립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아이돌 메이크업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과즙 메이크업’을 연상시킨다. 한입 베어 물면 과즙이 톡 터질 것처럼 볼과 입술을 물들이는 메이크업이다.

  ‘디올’은 올해 스프링 컬렉션에서 ‘립 섀도’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신제품 ‘루즈 그라디앙’은 양쪽에 쿠션 타입의 스폰지 팁을 내장한 제품으로 파우더리한 텍스처가 특징이다. 한쪽에는 연한 컬러가, 다른 한쪽에는 좀 더 진한 컬러가 담겨 있어 연한 컬러를 입술에 전체적으로 바르고, 진한 컬러를 입술 안쪽에 톡톡 두드려 바르면 된다.

  ‘랑콤’의 ‘스프링 파리지엔 립 듀오’ 역시 한쪽은 크리미한 틴트, 다른 한쪽엔 세미 매트 타입의 립 제품이 담겨 있는 제품이다. 연한 컬러와 진한 컬러의 비율을 조절해 때와 장소에 맞는 립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어 유용하다. 

애시드 vs 버건디

 2017년 봄·여름 시즌 메이크업은 ‘봄에는 핑크’라는 식상한 조합을 버릴 때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각 브랜드의 모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형광물감을 푹 찍어 바른 듯한 애시드 컬러의 아이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모델은 눈두덩에 애시드 오렌지 컬러의 굵은 라인을 그렸다. ‘막스 마라’의 런웨이에는 형광기가 느껴지는 하늘색과 노란색 컬러를 보디페인팅 하듯 관자놀이까지 과감히 펴 바른 모델이 등장했다. ‘톰 브라운’의 런웨이에서는 입술에 매트한 블루 컬러를 바른 파격적인 룩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런웨이 메이크업을 그대로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일. 다행히도 같은 핑크, 같은 코럴이라도 형광물감을 한 방울 떨어뜨린 듯 톡톡 튀는 컬러들이 각 브랜드에서 나와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매해 시즌마다 세계적인 색채 기업 팬톤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VDL’의 스프링 한정판 제품이 대표적이다. 올해의 팬톤 컬러는 바로 생동감 넘치는 연둣빛의 ‘그리너리’. VDL에서 내놓은 ‘2017 VDL 엑스퍼트 컬러 아이 북’은 쉽게 바르기 어려운 그리너리 컬러에 매일 편하게 쓸 수 있는 뉴트럴, 코럴 컬러 12가지를 함께 담았다. 젤리 같은 질감의 ‘VDL 엑스퍼트 치크북 모노’는 형광기가 살짝 느껴지는 컬러로 트렌디한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헤라’는 수년째 식을 줄 모르는 쿠션 제품의 인기를 블러시로 이어가고 있다. 건강한 혈색을 부여하는 헤라 ‘미스트 쿠션 블러셔’의 1호 로제 핑크 컬러를 볼에 바르고, 선명하게 발색되는 ‘에버래스팅 패션 컬렉션 루즈 홀릭 크림’ 149호 달링 핑크 컬러를 입술 라인에 채워 바르면 화사하면서도 도시적인 핑크 메이크업이 마무리된다.

  ‘핑크 천재’라는 재미있는 문구를 내세워 스프링 컬렉션을 홍보하고 있는 일본 코스메틱 브랜드 ‘RMK’에서는 젤리 같은 질감의 ‘페이스 팝 크리미 치크스’를 새로 내놨다. 네 가지 컬러가 나왔는데, 마치 롤리팝의 톡톡 튀는 색깔을 옮겨놓은 듯한 ‘스트로베리 핑크’와 ‘핫핑크’가 눈길을 끈다.

 그렇다고 겨우내 잘 쓰던 레드 립스틱을 굳이 다시 집어넣을 필요도 없을 듯하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레드립 열풍이 올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프링 컬렉션답지 않게 각 브랜드에서 버건디나 채도 높은 레드 컬러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나스에서 내놓은 립글로스 ‘아라곤’ 컬러는 가을에 흔히 볼 법한 깊이 있는 레드 체스트넛 컬러다. 한정판으로 나온 립스틱 두 가지, 네온 코럴 컬러의 ‘브레이킹 프리’, 짙은 적갈색의 ‘키스 미 스투핏’으로 이번 시즌 양대 컬러 트렌드를 완벽히 표현했다.

  ‘샤넬’이 봄을 앞두고 내놓은 ‘코코 코드 컬렉션’ 역시 아이섀도와 블러시, 립스틱까지 무게감 있는 버건디와 레드, 브라운 컬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펄이 많이 들어간 골드 베이지 컬러부터, 다크 초콜릿 컬러까지 흔히 보기 힘든 질감과 컬러의 립스틱이 새로 나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메이크업#화장#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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