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 행복의 기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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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신비한 금수저’

주인공 승천(왼쪽)이 대기업 사장 아버지를 둔 태용에게 부모를 바꾸자고 말하는 장면. 네이버 제공
주인공 승천(왼쪽)이 대기업 사장 아버지를 둔 태용에게 부모를 바꾸자고 말하는 장면. 네이버 제공
  ‘부모를 바꿀 수 있는 신비한 금수저가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텐가.’

 웹툰 ‘금수저’는 가난한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이 부모를 바꿔 준다는 금수저를 손에 넣은 후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자신과 동갑인 아이가 있는 집에서 금수저로 세 끼만 먹으면 그 아이와 자신이 바뀌면서 부모도 바꿀 수 있다는 설정이다. 모티프는 소설 ‘왕자와 거지’에서 따왔다. 소설은 왕자와 거지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이야기를 맺지만 웹툰은 소설의 결말에 의문을 던진다. ‘왕자는 그렇다 치고 거지는 과연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무능하고 가난한 만화가의 아들 승천은 금수저를 통해 대기업 사장의 외아들인 태용과 삶을 바꾼다. 승천은 부자 아버지를 만났지만 마음이 개운치만은 않다. 어릴 적부터 바쁜 아버지 탓에 가족의 정을 그리워했던 태용이 자신의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질투를 느끼기 때문이다.

 같은 환경에서도 태용은 행복하지만 승천은 불행해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줄거리다. ‘배경이야 어떻든 행복은 마음에 달렸다’는 게 작가의 의도라면 약간 실망스럽다. 물색없이 뛰어놀아도 모자란 어린아이가 부모를 바꾸려는 생각까지 하게 된 데 대한 고민은 없다. 승천과 태용의 미묘한 선악 구도도 불편하다. 하지만 작가가 사회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는 점은 눈에 띈다. “나도 풍족하게 태어났으면 꿈이 있었을까”, “아빠처럼 오아시스 찾다가 신기루만 쫓고 있진 않았겠지. 뭘 하든 아주 쉬웠을 거야” 같은 대사가 그렇다. 신비한 금수저라는 설정은 작위적이지만 최근 화두로 떠오른 ‘수저계급론’을 다뤄 조회수는 상위권이다. ★★★☆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웹툰#신비한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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