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속수무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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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56기 도전 3국 14 보(142∼159)

 
최철한 9단은 일단 우변을 손대지 않고 백 42, 44로 두어 끝내기부터 시작한다. 우변은 한 수 늦은 패가 나는데 섣불리 손대면 불발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보한 것.

 백 44 때 이곳 모양만 보면 참고도 흑 1, 3으로 두는 것이 일반적 진행. 하지만 지금은 중앙이 얽혀 있어 안 된다. 긴 수순이지만 외길이다. 결국 백 22까지 중앙 흑 대마가 끊겨 살 길이 없다. 흑이 두터워 보이는 곳에서도 이런 의외의 변화가 숨어 있다.

 백 46, 48은 최 9단의 결단. 실리로는 흑 49, 51을 당해 손해인데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어 두터움을 확보해 놓으려는 전략이다. 멀리는 좌하 쪽 흑을 겨냥하고 가깝게는 우변 패의 폭발력을 높이려는 것.

 그러나 조한승 9단은 다 구상해 놓은 바가 있다는 듯 흑 53부터 척척 모양을 잡아나간다. 순식간에 우변 흑이 안정적 모양을 갖춘 뒤 선수를 잡아 마지막으로 찜찜했던 우변을 흑 59로 가일수하며 쐐기를 박는다. 백으로선 얄미운 노릇이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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