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티켓 팔고… 인터넷 방송으로 소식 전하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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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이색 마케팅
뮤지컬 배우들, 관객 유혹하는 ‘별난 프러포즈’

관객을 잡기 위해 이색 마케팅에 팔 걷고 나선 뮤지컬 배우들. 위부터 5회 이상 뮤지컬 ‘뉴시즈’를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제공하는 뉴시즈 출연 배우들과 홈쇼핑에 출연해 뮤지컬 티켓을 판매한 ‘마이 버킷리스트’ 주연 배우들. 공연 개막 4개월 전부터 주 1회 인터넷 홍보 방송에 나선 뮤지컬 ‘그날들’의 배우 송상은(왼쪽)과 정순원. 각 공연 제작사 제공
관객을 잡기 위해 이색 마케팅에 팔 걷고 나선 뮤지컬 배우들. 위부터 5회 이상 뮤지컬 ‘뉴시즈’를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제공하는 뉴시즈 출연 배우들과 홈쇼핑에 출연해 뮤지컬 티켓을 판매한 ‘마이 버킷리스트’ 주연 배우들. 공연 개막 4개월 전부터 주 1회 인터넷 홍보 방송에 나선 뮤지컬 ‘그날들’의 배우 송상은(왼쪽)과 정순원. 각 공연 제작사 제공
“튀어야 산다.”

요즘 뮤지컬 업계에서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뮤지컬 산업이 커지면서 동시에 관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 과거 공연 마케팅 중심축이 일명 ‘회전문 관객’이라 불리는 마니아였다면,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올해 5월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의 제작사는 공연계에서는 처음으로 홈쇼핑을 통해 티켓을 팔았다. 주연 배우인 박시환과 손유동이 CJ오쇼핑 채널에 출연해 쇼케이스 형식으로 뮤지컬 넘버를 시연한 뒤 5월 17∼20일 공연 회차(전체 800여 석)의 티켓을 판매했다. 40분간 진행된 이 방송에서 이들은 전체 좌석의 90%에 이르는 티켓을 판매했다.

이 뮤지컬의 기획-홍보사인 벨라뮤즈의 권혁미 대표는 “방송을 통해 구매한 관객에게는 20% 할인 혜택과 배우가 직접 사인한 OST 앨범을 사은품으로 증정해 호응도가 높았다”며 “규모가 작은 소극장용 공연이고, 스타 마케팅을 할 수 없어 관객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홈쇼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8월 25일 막을 올리는 창작 뮤지컬 ‘그날들’은 개막 4개월 전부터 상구 역의 배우 정순원과 하나 역의 송상은이 ‘시(See)그날들’이란 인터넷 방송을 주 1회씩 하고 있다. ‘대놓고 뮤지컬 그날들 홍보하는 방송’이란 부제가 붙은 20분 분량의 인터넷 방송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매주 월요일 공개된다. 캐스팅 발표부터 공연 뒷이야기 등을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송상은은 “식상한 마케팅보다는 배우가 직접 방송하는 새로운 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정순원은 “동료 배우부터 뮤지컬 팬들까지 방송을 통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다”고 했다.

23일 개막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주연 배우들이 경쟁하듯 이색 마케팅 공약을 내놓으며 관객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주인공 줄리안 마쉬 역에 캐스팅된 송일국과 이종혁이 대표적이다. 송일국은 ‘관객 점유율 90%를 돌파하면 커튼콜 때 탭댄스를 30초 이상 추겠다’고 약속했다. 공연 기간 중 42번째 생일을 맞는 이종혁은 ‘관객 4만2000명 돌파 시 관객 42명을 선정해 선물을 증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도로시 브록 역의 김선경은 ‘관객 4만2000명 돌파 시 관객에게 맥주를 쏘겠다’고 공언했다.

회전문 관객을 위한 이색 마케팅도 있다. 뮤지컬 ‘뉴시즈’는 6월 공연 중 5회 이상 관람한 관객 50명을 선정해 배우들이 직접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할 예정이다. 또 대학생 기자단 100명을 선정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작품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연계에 이색 마케팅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충성도 높은 마니아 중심의 마케팅만으로는 제작사들이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유리 서울예대 연기예술학과 교수는 “이색 마케팅은 뮤지컬 시장이 점점 산업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뮤지컬#마케팅#마이 버킷리스트#그날들#브로드웨이 42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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