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재벌 2세…살인 누명 쓴 아버지…어디서 본 듯한 ‘리멤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7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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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의 드라마 버전?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인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리멤버)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안하무인 재벌 2세, 살인 누명을 쓴 아버지와 누명을 벗기려는 아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흥미를 끌고 있는 것. 1회 시청률은 7.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지만 최근 6회는 13.4%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재미는 있지만 어디서 많이 본 내용 같다”고 지적한다.

○ 잘 된 작품 속 ‘엑기스’만 추렸다

리멤버에서 주인공 진우(유승호)의 아버지 재혁(전광렬)은 여대생 살인누명을 쓰고 있다. 사건의 진범은 일호그룹 회장의 외동아들 규만(남궁민)으로 정·재계 자제들과 환각 파티를 벌이다 여대생을 죽인다. 시청자들은 쉽게 흥분하고 죄책감을 모르며 직원들을 막 대하는 그의 모습에 영화 ‘베테랑’ 속 재벌3세 태오(유아인)와 판박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건을 덮으려는 규만과 진실을 밝히려는 진우의 대결도 ‘베테랑’의 태오-형사 도철(황정민)의 관계와 비슷하다.

재혁 부자의 관계도 영화 ‘7번방의 선물’(2012년)을 연상시킨다. 기억 장애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재혁과 ‘7번방…’에서 여섯 살 아이의 지능 때문에 살인 누명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는 용구(류승룡)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여기에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고 변호사가 된 진우는 ‘7번방…’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모의재판을 통해 사형 집행된 아버지 용구의 누명을 벗기는 딸 예승(박신혜)과 흡사하다.

○ 초능력, 권력을 이기는 무기

재벌 2세인 규만을 상대하는 진우의 무기는 ‘절대 기억력’이다. 어린 시절 과잉기억증후군 판정을 받은 그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해낼 수 있다.

거대 악과 상대하는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으로 맞서는 설정 또한 익숙하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를 해치려는 이재경(신성록)과 맞서는 민준(김수현)은 남보다 몇 배 민감한 청각과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가진 외계인이다.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도 주인공 초림(신세경)은 냄새를 눈으로 보는 초능력으로 형사(박유천)를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양극화와 ‘갑질’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초능력으로 거악을 응징해 청량감을 주는 이른바 ‘사이다’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며 “캐릭터나 전개 방식이 비슷한 경우가 많지만 사이다 콘텐츠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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